문화
‘소수의견’ 윤계상, “스타보다는 배우되고 싶다”
입력 2015-06-25 16:18 

2년전 봄, 배우 윤계상(37)은 영화 ‘소수의견(김성제 감독) 촬영을 앞두고 법정 싸움을 그린 영화를 섭렵했다. ‘의뢰인, ‘어 퓨 굿 맨,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까지…. 성공한 법정물은 공통점이 있었다.
설득의 힘이죠. 주인공의 주장에 관객이 동의해야 하거든요. 스크린 밖에 있는 관객을 영화 안으로 끌어들여야하는데, 배우의 호소력이 절대적이죠.”
최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감정을 최대한 억누르며 연기했다. 논리로 관객을 설득하겠다”고 했다.
이 영화는 ‘용산참사를 연상케 한다. 뉴타운 재개발을 위한 강제철거 현장에서 철거민과 경찰이 대립하던 중 열여섯 살 소년과 스무 살 의경이 사망한다. 아들을 잃은 철거민 아버지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윤계상은 철거민을 변호하는 국선 변호사 윤진원 역을 맡았다.
국가라는 거대한 권력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 것은 문제지요. 이 영화는 상식에 대한 이야기에요.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영화가 힘이 되길 바랍니다.”
영화에서 검찰은 윤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서 증거를 인멸하고, 증인을 협박해 거짓 자백을 받아낸다. 열세인 상황에서 윤 변호사는 번뜩이는 논리와 치밀한 관찰력으로 검찰의 공격을 하나씩 막아낸다.

대부분 법정물이 극적인 ‘한 방이 있잖아요. 우리 영화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자연스럽게 관객을 빠져들게 만들어요. ‘윤 변은 계속 잽을 날려요. 잔펀지도 계속 맞으면 쓰라려요.”
콘티 없이 한번에 찍어야 하는 법정신이 가장 힘들었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가운데 혼자 변론을 해야하니까 엄청난 압박을 느꼈다. 집에서 수도없이 대사를 치면서 연습했다. 연극 하면 자신감이 극도로 치솟는다고 하던데, 이 영화를 마친 뒤 내가 그랬다”고 했다.
지오디 출신인 그는 ‘아이돌 출신 배우에 대한 선입견과 달리 연기 욕심이 많다. 배우 데뷔작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부터 분단 현실을 다룬 ‘풍산개, 몸 파는 남자들의 밑바닥 삶을 담은 ‘비스티 보이즈, 사형제 문제점을 다룬 ‘집행자까지 묵직한 영화에 제법 많이 출연했다. 그는 어려운 역이어도 시나리오만 좋다면 가리지 않았다”고 했다.
제게서 어른이 되기 전 ‘청춘의 모습이 보인대요. 실제 제가 그래요. 저는 뜨거운 열정이 있어요. 불구덩이를 알면서도 뛰어드는 남자가 접니다.”
공연과 연기 중 무엇이 더 어렵냐고 묻자 콘서트는 팬들이 제가 어떤 행동을 해도 100% 좋아해주지만, 영화는 제 팬들만 보는 게 아니어서 더욱 어깨가 무겁다”고.
11년간 열심히 찍었지만 흥행작은 없다. 그래도 그는 연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옛날에는 흥행되는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결국 연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이제는 스타보다는 배우가 돼야지요. 그 선택은 틀리지 않을 거에요.”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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