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젠 ‘수출물량 증가율’도 일본에 역전 당했다
입력 2015-06-25 15:53 

엔저로 일본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면서 마침내 일본의 수출물량 증가율이 한국을 앞질렀다. 반면 한국의 수출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위축되면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5일 ‘엔저에 따른 한일 수출 비교라는 보고서에서 자동차 등 수송 산업에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나빠져 일본보다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며 올해 1~4월 중 수출물량 증가율도 마침내 일본이 한국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한국기업들은 수출량 감소가 2년째 이어지고 있는 반면, 일본은 지난 2년에 걸친 부진을 씻고 올해들어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현대연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년동기대비 일본의 수출물량 증가율은 3.2%였지만 한국의 수출물량 증가율은 2.3%에 그쳐 최근 5년래 처음으로 한국이 일본에게 뒤쳐졌다. 같은 기간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분야 수출로 한정하면, 한국은 작년 같은기간 대비 5.2% 감소한 반면, 일본은 1.3% 증가했다.
일본의 수출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것은 엔저 효과다. 이미 수출경쟁력을 알 수 있는 원·엔 실질실효환율은 역대 최고 수준까지 벌어진 상태다. 엔화 실질실효환율은 지난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지난달 기준 69.8포인트까지 내렸다. 반면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원화 강세에 따라 지난달 114.3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실질실효환율 상승은 수출가격 경쟁력의 악화를 의미한다.

실제로 올해 1~4월 자동차 수송산업의 수출가격은 한국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하락했으나 일본은 이보다 하락세가 더 커 8.1% 하락했다. 일본의 섬유, 금속 등 산업 역시 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 물량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4월 섬유 산업의 수출물량은 한국이 9.5% 감소한 반면, 일본은 2.1% 증가했고, 금속 산업도 한국이 1.0% 수출이 줄어든 가운데 일본은 1.2% 늘었다.
백다미 현대연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수요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 가격 경쟁력 향상과 수출 물량 증가는 한국의 수출 물량을 잠식하여 수출 경기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원·엔 환율의 변동성 축소와 엔저 현상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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