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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블루칩인터뷰] 배우 류화영 “아직 보여줄 게 많다”
입력 2015-06-25 15:02  | 수정 2015-06-26 08:11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얼굴은 낯선데 자꾸만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누군지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계의 ‘떡잎들을 소개하는 코너. 드라마 3 작품 이하 혹은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신인 배우들과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당신, 왜 이제야 나타났죠?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배우 라라에요~. 아니, 류화영입니다.(웃음)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구여친클럽에서 라라 역을 맡아 인사를 드렸어요. 조금 빨리 끝나서 역량껏 못 한 것 같아요. 신인의 모습으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는데 좀 아쉽고요. 아, 보다보니 라라랑 똑같다고요? 제 자신도 싱크로율 90%였던 것 같아요. 물론 ‘백치미를 빼고요. ‘센 캐릭터를 계속 했더니 이제는 좀 청순한 역할을 해보고 싶네요. ‘청순한 라라 어떨 것 같으신가요?



◇ ‘구여친클럽 아쉬웠지만, 참 재밌었어요

코믹함이 많이 기억에 남으신다고요? 맞아요, 영화 ‘오늘의 연애 속 희진이와 비슷하지만 거기에 발랄과 코믹을 더 추가한 캐릭터가 바로 라라거든요. 어찌보면 비슷한 캐릭터라서 저는 오히려 좀 더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코믹, 제 안에 내재된 겁니다.(웃음) 하지만 고민도 많았어요. 극중 여자 캐릭터들이 다 세요. 다들 사랑받고 싶어 하고, 누가 더 방명수(변요한 분)의 눈에 남느냐로 경쟁을 하잖아요. 저도 살아남아야 할 것 같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생각한 것이 라라 캐릭터의 디테일을 살려보자는 거였어요. 손짓이나 말투에 정말 신경 많이 썼죠.

사실 초반에는 권석장 감독님께서 생각한 라라와 제가 생각한 라라가 좀 달랐어요. 저는 라라를 고상하게 표현하고 싶었죠. 5년째 라이징스타라는 설명에서 그런 고상함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감독님께서는 ‘삼류 여배우에 더욱 방점을 찍으셨어요. 그 모습을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조율을 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결국 접점을 찾아냈고 잘 끝내게 된 것 같아서 기뻐요.

권석장 감독님, 참 ‘큰 분이죠. 제가 또 드라마 ‘파스타의 팬이에요. 그래서 처음에 참여하게 됐을 때 어떤 캐릭터를 맡을지 궁금했어요. 특히 권 감독님께서 라라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셨어요. 다른 언니들도 ‘무한 라라 사랑이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라라 캐릭터를 특별히 신경써주셨던 것 같아요.

그러니 갑자기 오디션 때가 생각나네요. 제가 라라를 정말 하고 싶어서 라라랑 똑같이 하고 갔거든요. 껌 씹고, 다리 꼬고, ‘안녕하세요, 라라에요~ 하는 게 오디션장 들어가서 제가 한 첫 마디였어요.(웃음) 이게 그대로 라라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거예요. 오디션장의 제 모습을 생각해주신 거더라고요. 그래서 문밖에 나간 순간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오디션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사진=이현지 기자



◇ ‘하트 뿅뿅 나온 언니들과 장난기 많은 오빠들…정말 고마웠어요

‘구여친클럽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요? 구여친들이 모두 만나는 장면이요. 그 때 (이)윤지 언니를 휘어잡는 장면이 있는데 제 힘이 너무 와일드하다보니 언니가 넘어질 뻔한 적도 있었어요.(웃음) 그 때 촬영장이 참 기억이 많이 남아요. 힘 조절이 안 돼서 언니에게 미안했죠. 캐릭터들이 다들 기싸움을 하다 보니 카메라 앞에서는 묘한 기류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카메라 밖에서는 정말 언니들이 진심으로 먼저 제게 다가와 줬어요.

특히 윤지 언니를 처음 만난 날이 기억나요. 언니가 저 멀리서 저를 가만히 쳐다보면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거예요. 문득 시선이 느껴져서 고개를 돌렸는데 환한 미소의 언니와 눈을 마주치니 얼마나 웃음이 터졌겠어요. 언니한테 ‘왜 그랬냐고 나중에 물어보니 제가 정말 좋았대요. 첫 만남부터 제게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고 말씀하시면서 예뻐해 주셨어요. 그 때 하트가 생긴거죠.(웃음) 그 하트가 점점 커지면서 언니들이랑 정말 친하게, 편하게 지냈어요.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변)요한 오빠와도 장난을 서로 많이 치면서 촬영했어요. 진지한 연기하고 있는데 오빠가 건너편에서 이상한 표정 짓고 있고. 저도 그거 복수한다고 똑같이 하고.(웃음) 정말 재밌게 촬영한 기억이 많이 남아요.

가장 아쉬웠던 점이요? 이진배(고현 분)와의 러브라인을 기대한 게 있었는데 이뤄지지 못한 거요. 이진배라는 캐릭터가 워낙 재밌고 독특해서 잘 됐으면 했거든요. 중간에 조건(도상우 분)과의 러브라인으로 흘러갔지만, 이진배와의 어울리지 않는 ‘심쿵 라인이 이뤄지면 재밌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케미가 있을 줄 알았는데 러브라인이 잘 풀려지지 않아 아쉽죠. 구여친들과 방명수와의 과거 장면들이 없는 것도 아쉬웠고요. 과거 연애 장면들이 있었으면 현재의 모습과 비교하면서 오는 재미들도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남아요.

사진=이현지 기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마지막회 수박신?(웃음) 조건(도상우 분)과의 밀당의 묘미가 있었어요. 아, 맞다. 자동차 신의 ‘눈물의 마스카라를 빼놓을 수 없네요. 그 장면은 거의 다 애드리브였어요. 편집 없이 다 들어간 게 신기할 정도더라고요. 대본에는 거의 행동 지시만 있는 장면이었는데, 여배우로서의 ‘한이 담긴 것 같아요.(웃음) 제 심경을 그대로 쏟아 넣은 기분이랄까. 그날 최고로 많은 말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런 걸 보면 ‘무한 라라 사랑이라는 말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애드리브는 특히 방명수와 붙는 신에 많이 있었는데, 호흡들이 잘 맞았어요. 디테일한 부분의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서 좋았어요.

제가 유일하게 극중 방명수, 조건, 이진배 모두와 ‘썸을 타요. 극중 세 중 한 명 골라보라고요? 세 남자 다 싫어요.(웃음) 명수라는 캐릭터는 한없이 모두에게 다 잘해줘서 ‘너 뭐냐, 저리 가라고 말해주고 싶고요. 조건은 나쁜 남자 스타일이잖아요, 밀당도 있고. 그런데 저는 그런 거 안 좋아해요. 이진배는 그냥 ‘라라 사랑인 바보고요.(웃음) 저는 자상하면서도 지조 있는 사람이 좋아요. 자상한 남자들에 상대방이 조금은 쉽게 생각할 때가 있잖아요. 쉽게 삐치기도 하고. 그럴 때 지조 있게 따질 땐 따지고 ‘하지만 나는 널 사랑해 하면서 마지막은 로맨틱으로 딱 감싸 안는 그런 남자가 이상형이에요. 그런 캐릭터는 없었잖아요. 꼽을 캐릭터가 없네요, 없어.(웃음)


◇ 가수 출신 연기자, 이 말이 자랑스러워요

이번에 좋은 평가들 많이 나왔다고요? 감사해요. 반응은 저도 조금은 봤어요. 댓글들도 많이 찾아봤고요. ‘가수 출신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런 댓글이 아무래도 생각이 많이 나죠. 정말 한 회 한 회 촬영할 때마다 힘이 났어요. 정말 감사드릴 뿐이에요. 권 감독님께서 칭찬해주기도 했어요. 제가 ‘어떻게 하면 라라를 더 매력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거든요. 그랬는데 감독님께서 ‘그냥 너대로 해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웃음)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신 거죠. 제 특징을 너무나 잘 아셨던 것 같아요.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점이 부담스럽지 않냐고요? 저는 오히려 자랑거리라고 생각해요. 가수 분들이 끼가 많은 것 같아요. 가수 출신 배우가 자랑스러운 게 다양한 면을 보여줄 수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연기를 준비하는 가수 분들에 응원을 보내고 싶어요. 저도 가수를 거치면서 일단 카메라 앞에서는 누구보다지지 않을 자신이 생겼고요.(웃음) 많은 것들을 배워서 이제는 그런 수식어들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요.

언니 효영도 tvN 드라마 ‘가족의 비밀에 출연하며 연기를 했어요. 언니도 참 많은 응원을 해줬죠. 목소리 톤이나 표정 같은 걸 언니를 보면서 많이 캐치했던 것 같아요. ‘저런 표정이 예쁘구나 ‘저렇게 하면 예쁜 목소리다라는 걸 알았어요. 쌍둥이의 장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화면을 보면 어떻게 해야 사랑받을 수 있는지를 미리 볼 수 있거든요. 마치 ‘미리보기 한 기분?(웃음) 서로가 신인이라 얘기해줄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아서 연기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그런 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사진=이현지 기자


연기를 하면서 웃긴 캐릭터가 확실히 등줄기에 땀이 더 나요. 힘도 더 필요하고. 에너지를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더 발산해야 한다는 게 정말 힘들다고 생각해요. 감초 연기 하는 분들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그래도 또 재밌었어요. 무한 긍정맨.(웃음) 제가 또 한 ‘무한 긍정 하거든요.


◇ 지금이 정말 중요하죠, 앞으로 가야할 길이 있으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아직 ‘섹시밖에 안했어요. 그 나머지 것들은 당연히 다 하고 싶죠. 아직 못 만난 캐릭터들이 너무 많잖아요. 액션이나 국민 첫사랑 연기도 해보고 싶고. 하고 싶은 건 많아요. 가장 해보고 싶은 건 아무래도 ‘액팅한 거예요. 제가 운동을 정말 좋아해서. 펜싱도 했고, 댄스스포츠도 했답니다.(웃음) 장르물이 유행이니 그런 것도 해보고 싶어요.

예능도 정말 하고 싶죠. ‘삼시세끼 ‘냉장고를 부탁해 ‘진짜사나이 이런 것 정말 해보고 싶어요. 불러주면 정말 잘 할 수 있는데.(웃음) 특히, 제가 오븐을 이용해서 하는 요리 굉장히 좋아해요. ‘삼시세끼 정선에 화덕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가서 빵도 잘 구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온스타일 ‘언니랑 고고도 해보고 싶어요. 언니 효영과 떠나는 여행. 어때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2014년부터 연기를 했는데 이번 작품이 정말 중요한 작품인 것 같아요. 하지만 ‘진짜 연기는 전 아직 못 보여준 것 같아요. 긴 호흡의 드라마가 처음이라 적응도 못 했는데,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았거든요. 많이 못 보여준 것 같아 정말 속상해요. 그저 아쉬울 뿐이고요. 어떤 캐릭터로 살아야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서 차기작은 심사숙고하고 있어요.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기대되고 있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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