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기획…‘퀴어문화축제’③] 선정성이 문제?…왜 사람들은 ‘혐오’를 외치나
입력 2015-06-25 13:34  | 수정 2015-06-25 16:27
[MBN스타 금빛나 기자]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성행위를 묘사하는 제스처는 단순히 퀴어가 아니라 이성애자라도 보기 불편하다.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정작 퀴어문화축제를 보면 마치 반대 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듯하다.”(온라인 커뮤니티 발췌)

지난 2일 한 온라인 포털사이트에서 퀴어문화축제와 관련한 찬반투표가 벌어졌다. 43만4118명이 참여한 가운데 결과는 반대 96%(416,881표) 찬성 4%(15만522표) 기타 0%(715표)로 나타났다.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시각과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96%나 되는 이들이 퀴어문화축제를 부정적으로 보며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선정성이었다. jang***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그들 역시 차별받지 말아야 하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도대체 행사 진행 방식을 보면 무엇을 위한 축제인지 모르겠다. 이성애자도 거리에서 대놓고 드러내놓고 물고 빨면 욕먹는 게 당연지사인데, 동성애 이성애를 떠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성행위를 묘사하는 피켓에 제스처를 취하는데 과연 누가 좋게 보겠나. 오히려 자기들에게 독이 되는 자충수 인 것 같다. 단순한 축제를 하고 싶고 권리 찾기를 위한 시위를 하고 싶으면 다른 정상적인 방법도 수없이 많고 평범한 축제로 승화 시킬 수도 있는데 엉덩이 내놓고 노출하고 콘돔 매달아 놓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걸 보고 무슨 생각이 들겠냐”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ty03***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반대로 생각해봐. 남녀가 길거리에서 홀딱 벗고 키스하고 음란한 춤을 추는 장면. 납득이 돼? 성 소수자에 대한 인권은 충분히 존중이지만, 그 표현의 방식은 성의 본질적 의미를 왜곡하고 있어”라고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작년 가족들과 함께 신촌에 나갔다가 우연히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의 풍경을 지켜봤다던 한 시민은 당시 풍경에 대해 그들의 성적 취향은 인정하는데, 누구나 볼 수 있는 높은 곳에서 거의 벌거벗은 옷을 입고 선정적인 스킨쉽을 하는 걸 보았다. 나조차도 너무 놀랐고, 무엇보다 어린아이들이 충격을 받을까 서둘러 자리를 떴다”고 했으며, 또 다른 이는 개인성향이나 기호는 사생활이니 상관은 안하는 편이다. 그런데 퍼레이드를 보면서 없던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생길 것만 같았다”고 증언했다.

퀴어문화축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은 또 있었다.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반대가 동성애를 반대하는 시각으로 비춰지고, 더 나아가 인권을 무시하는 혐오세력으로 취급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과격한 표현방식을 써놓고 ‘우리 방식이 싫어? 너 포비아구나라고 규정짓는 건 아닌 것 같다. 개개인의 성적 취향이 다르듯 이에 따라 반대할 수 있는 건데, 인정하지 않으면 지성인이 아닌 것처럼 몰아가는 것 또한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이는 행사를 본인들끼리 조용히 하고 즐긴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어린 자식을 키우고 있는 부모입장에서 생각해보라. 동성애를 권유하고 부추기거나 인정하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소수자의 권리는 분명 인정하지만, 인습과 정서가 법률관계와 구분돼야 한다고 본다”며 행사를 진행하는 이들 또한 무조건 인정해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유연한 생각이 필요할 듯하다. 해외의 풍경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정서의 맞게 변화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반박하는 입장도 있다. 한 누리꾼은 노출이 심한 복장은 개인의 존재감을 표출하고 강화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며, ‘이런 복장을 해도 나는 부끄럽지 않습니다를 말하는 일종의 구호다. 복장을 놓고 선정성 운운하는데, 놀이동산에서 벌어지는 쌈바축제와의 다를 게 뭐냐”며 일부에서는 퀴어문화축제에 가면 동성애자가 된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억지 논리”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이는 퍼레이드를 가로막은 이들은 ‘동성애는 죄악이며 지옥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으며, 일부는 참가자도 아니고 단지 퍼레이드를 구경하는 이들에게 시비를 걸어 말싸움을 하기도 했다”며 개인적으로 이성을 좋아하며 현재 사랑을 나누는 연인도 있다. 하지만 각종 압박 속에서도 자신의 성적취향을 인정받고자 퍼포먼스를 하면서 투쟁하는 이들의 모습이 당당하고 멋져 보였다. 응원을 보내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밝힌 이는 물론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할 수 있고 나와 다른 가치관과 이념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의견을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나 폭력적”이라며 퍼레이드 단상에 올라간 퀴어들보다 이를 막아서는 이들이 더 과격했으며 일종의 블랙코미디 같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긍정적인 목소리 속에서도 여전히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반대의 목소리는 그치지 않고 있다. 아무리 소수일지언정 자신과 다르다고 인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소수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다수의 인권과 주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매해 갈등에 부딪치고 논란의 중점에 서고 있는 ‘퀴어문화 축제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 ‘혐오세력이라고 규정짓기 보다, 한 번쯤은 왜 다수의 사람들이 ‘혐오를 외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때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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