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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소나무’ 이동현, 그가 있기에 LG는 호흡한다
입력 2015-06-25 10:54 
LG 트윈스 투수 이동현이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다시 마운드에 서기 시작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동현(32)이 위기의 팀을 위해 전면에 나선다. 이동현은 올 시즌 그 누구보다 독기를 잔뜩 품은 상태다.
이동현은 지난 24일 수원 kt 위즈전에 구원 투수로 나서 1⅔이닝 노히트 무실점으로 시즌 6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1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이후 6일만의 등판이었다. 역시 리그 최고의 셋업맨다운 피칭이었다. 1루수 양석환의 파울 처리 미스로 퍼펙트에 실패하고 볼넷 1개를 내줬으나 탈삼진 3개를 엮어 kt 타선을 압도하긴 충분했다.
이동현은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33이닝을 소화했다. 4승 6홀드 2세이브를 올리며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2.18을 기록 중이다. 홀드 부문 순위는 공동 14위에 머물러 있지만, 구위와 팀 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셋업맨이다.
이동현은 올 시즌 LG의 불펜 위기마다 빛났다. 시즌 초반 마무리 투수 봉중근이 흔들릴 때 소방수로 나서 급한 불을 껐다. 정찬헌이 음주운전 사고로 빠지며 위기에 빠지자 셋업맨 본연의 임무를 완벽히 소화했다. 든든한 불펜의 해결사다.
이동현은 올해 봉중근의 바통을 이어받아 투수조장을 맡았다. 스프링캠프부터 심적 부담이 컸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 종료 후 결혼을 했고, 팀적으로는 젊은 투수들이 대거 캠프에 합류해 경쟁 체제에 들어갔다. 연봉 협상이 길어져 뒤늦게 캠프에 합류한 봉중근의 공백을 채우면서 투수조를 이끌었다. 이동현은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자신에게 집중 투자를 해야 할 시즌에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책임감이 커졌다.
이동현은 항상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하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생각도 많고 걱정도 많았다. 프로의 냉정한 세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 이동현은 살아남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올 시즌을 준비했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동현의 보직은 필승조다. 등판을 하고 싶어도 경기 상황에 따라 개점휴업을 할 때가 많았다.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선 자주 등판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동현은 내 역할은 팀이 이기고 있을 때 지키는 일이다. 그런데 등판을 자주 못하면서 내가 코치님께 자청한 경우도 많다. 경기 상황에 상관없이 던지고 싶다. 경기 감각을 유지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투수는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현은 2001년 LG 유니폼을 입었다. 15년째 단 한 번도 LG를 떠난 적은 없다. LG에서도 몇 안 되는 진정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궂은일과 마당쇠 역할을 늘 해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동현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적었다. 선발과 마무리 사이에 끼어 있었고, 베테랑 야수들과 젊은 야수들에 관심이 집중 조명될 뿐이었다.
그러나 이동현은 개의치 않는다. 지금껏 그렇게 ‘LG맨으로 살아왔다. LG가 또 위기에 빠졌다. 올 시즌에는 젊은 선수들이 경기에 질 때마다 고개를 숙이자 패배에 연연하지 말라”고 다그치기며 팀을 추스르기 위해 뒤에서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양상문 LG 감독도 정찬헌의 전력 이탈에 우리 필승조는 이동현과 봉중근으로 변함없다며 강한 신뢰로 위안을 삼았다.
이동현은 늘 푸른 소나무처럼 그 자리에서 묵묵히 또 영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악재가 겹치며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LG도 겨우 호흡기를 달았다. 예비 FA 이동현의 가치는 LG 곳곳에서 숨 쉬고 있다.
LG의 진정한 프랜차이즈 스타 이동현은 늘 그 자리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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