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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볼넷 없어 가능했던 어뢰 회피
입력 2015-06-24 21:57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잠수함 투수 박종훈(SK)은 천적들을 상대로 고생은 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어뢰를 회피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은 역시 무사사구 경기였다.
박종훈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2탈삼진 3실점을 기록, 시즌 2승(3패)째를 거뒀다.
무엇보다 의미가 있었던 것은 이날이 박종훈의 데뷔 이후 첫 선발 무사사구 경기였다는 점이었다. 이날 전까지 박종훈은 올 시즌 선발로 7경기에 나서 32이닝 동안 27개의 사사구(볼넷 20개, 몸에맞는볼 7개)를 기록했다. 경기 당 볼넷 허용률이 5.29개에 달할 정도로 매우 많았다.
종전 최소 사사구 허용은 지난 5월6일 롯데전의 1볼넷이었다. 해당 경기서 박종훈은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는 안정적이 내용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결국 박종훈이 선발로 나선 경기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던 것은 결국 많은 볼넷 허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볼넷을 1개도 내주지 않았다. 잠수함투수에게 강점이 있던 타자들에게 중요한 순간 안타를 내준 것은 아쉬운 내용. 하지만 무사사구로 틀어막으면서 결정적인 순간 대량실점은 막았다.
1회 공 6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이끌어냈다. 이어 2회 홍성흔에게 빗맞은 안타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에도 쾌투가 이어졌다. 3회 정진호를 1루수 땅볼, 김재호를 우익수 뜬공, 민병헌을 2루수 땅볼로 아웃시키며 순항했다.
4회도 순조로웠다. 박종훈은 정수빈을 투수 땅볼, 김현수를 2루수 땅볼, 로메로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고 연속 삼자범퇴로 마쳤다.

5회 내용이 가장 아쉬웠다. 선두타자 오재원에게 2루타를 맞은데 이어 홍성흔에게 중전 안타를 추가로 내줬다. 이어진 타석 최재훈을 삼진 처리했지만 정진호에게 1타점 적시타, 김재호에게 유격수를 맞고 튕겨나가는 좌전안타를 맞았다.
결국 박종훈은 민병헌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1점을 내준데 이어 정수빈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총 3실점을 하고 말았다.
4회까지 언더핸드 킬러들을 잘 억제했지만 고비를 넘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이날 전까지 오재원이 3할3푼3리, 정진호가 4할3푼8리, 김재호가 6할9리, 민병헌이 3할8푼9리를 각각 언더투수들을 상대로 기록하며 강점을 보였다. 잠수함 투수들에게는 마치 어뢰와 마찬가지였던 천적들을 상대로 모두 아쉬운 승부를 한 셈이다.
그렇지만 최종 승자는 박종훈이었다. 대량 실점을 하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한 박종훈은 투구수 71개에서 6회부터 구원투수와 교체됐고, 불펜진은 리드를 지켰다. 결과적으로 많은 안타 허용에도 결국 강판되지 않았던 것은 볼넷이 없었던 것이 컸다. 박종훈을 승리투수로 이끈 것 역시 데뷔 첫 선발 무사사구의 힘이었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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