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극악무도한 방법으로 인질을 살해하는 동영상을 또 다시 유포했다. IS는 종종 인질이나 포로를 참수하는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해 왔지만, 이번에 내놓은 동영상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다. 오는 29일 IS 수립 1주년을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공포심리를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IS와 연계된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을 통해 23일(현지시간) 유포되기 시작한 동영상에는 붉은색 죄수복을 입은 남성 4명이 갇힌 철창이 크레인에 매달려 서서히 수영장에 잠기는 장면이 나온다. 철창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물에 잠길 때부터 수중에서 남성들의 익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잠시 후 다시 지상으로 나온 철창 속에서 익사한 시신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또 동영상에는 IS 대원들이 승용차에 사람들을 밀어 넣은 뒤 멀리서 대전차 로켓포인 RPG를 쏘는 장면이 나온다. 승용차가 불에 휩싸이면서 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처참하게 죽고 만다. 이번 동영상에서 가장 잔혹한 장면은 IS가 죄수들을 폭파시켜 처형하는 장면이다. 붉은색 죄수복의 남성 7명을 나란히 무릎을 꿇리고 목에 폭발물이 든 줄을 차례로 엮은 뒤 폭파시켜 죽인다. 강한 폭발로 시신의 머리와 몸통, 팔·다리가 분리되는 등 경악스러운 순간도 그대로 나온다.
IS는 이들이 이라크 정부를 위해 정보를 빼내는 간첩이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 동영상이 IS가 장악한 모술이 있는 이라크 북부 니네베 주에서 벌어진 살해 장면으로 추정하고 있다. IS가 참혹한 방법으로 살해하는 장면을 공개한 것은 선전효과를 극대화해 세를 과시하고, 자신들이 장악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줘 내부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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