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를 짓눌러오던 대내외 3대 악재가 수그러들면서 코스피가 23일 급등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타결 임박이라는 호재로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7% 오르며 2080선을 회복했다.
미국 금리 인상 논란이 지난 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도 잦아드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다. 여기에 그리스 부채 문제가 마무리될 가능성을 보이면서 3가지 악재가 수습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지난 17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이날은 상승폭은 크게 달랐다. 지난달 22일 이후 오랜만에 1% 이상 급등한 것. 지수가 208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1일(2102.37)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2100선을 훌쩍 뛰어넘었던 코스피는 이달 들어 각종 악재 속에 2000선마저 내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코스닥도 6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으로 740선을 육박했다. 739.82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와 7년6개월 만의 최고치 기록도 갈아치웠다. 시가총액도 201조원으로 200조원을 사상 처음으로 넘었다. 코스닥 시총은 1996년 개설 당시 8조4000억원으로 시작해 2007년 6월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고, 올 1월 150조원을 넘어섰다. 이로부터 약 5개월 만에 200조원대 벽도 뛰어넘었다.
이날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3.12% 급등세를 보이는 등 시가총액 20위권 종목 중 한국전력, 현대차, 현대모비스를 제외하고 모두 오랜만에 1~5%씩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32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8일 이후 11일 만에 130만원대를 회복했다. 삼성물산이 엘리엇 측 증거 문서 변조 의혹을 문제 삼아 반격에 나서면서 제일모직(5.52%)과 삼성물산(4.20%) 주가도 급등했다. 또 그리스 우려 완화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증권업종이 2.87% 올랐고 은행업종도 3.19% 강세를 보였다. 그간 끝없는 추락을 이어왔던 대형주도 이날 모처럼 1.29% 급증해 코스피 상승률을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당분간 시장이 긍정적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송재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디폴트, 미국 금리 인상, 메르스 사태 등 세 가지 이벤트가 진정되고 있다"며 "3대 악재로 코스피가 박스권 하단에 머물렀지만 다시 제자리로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위험 요인이 제거돼 상승 흐름으로 돌아서는 데는 성공했지만 추세적 상승을 점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을 짓누르고 있던 악재가 약해지면서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본격 대세 상승기로 보긴 어렵다"며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외국인 수급이 불안해지는 상황이고 2분기 기업 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염려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 메르스 여파에 따른 내수 침체로 2분기 기업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는 추세라는 것.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이날 대외 호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벌였다. 이달 들어 99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는 다만 이날 120억원 순매도로 그 규모를 크게 줄인 것에 그쳤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시장이 너무 불안했기 때문에 나오는 일시적 진정세"라며 "전고점을 뚫는 강한 상승 탄력은 어렵고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진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그리스 부채 협상도 최종 타결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추경 편성을 포함해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따라 상승세의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 센터장은 "아직은 신흥국에서 외국인이 적극적인 순매수를 펼치기 힘든 상황"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과 그리스 사태 이슈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무시하고 상승 탄력이 붙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병득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금리 인상 논란이 지난 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도 잦아드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다. 여기에 그리스 부채 문제가 마무리될 가능성을 보이면서 3가지 악재가 수습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지난 17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이날은 상승폭은 크게 달랐다. 지난달 22일 이후 오랜만에 1% 이상 급등한 것. 지수가 208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1일(2102.37)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2100선을 훌쩍 뛰어넘었던 코스피는 이달 들어 각종 악재 속에 2000선마저 내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코스닥도 6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으로 740선을 육박했다. 739.82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와 7년6개월 만의 최고치 기록도 갈아치웠다. 시가총액도 201조원으로 200조원을 사상 처음으로 넘었다. 코스닥 시총은 1996년 개설 당시 8조4000억원으로 시작해 2007년 6월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고, 올 1월 150조원을 넘어섰다. 이로부터 약 5개월 만에 200조원대 벽도 뛰어넘었다.
이날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3.12% 급등세를 보이는 등 시가총액 20위권 종목 중 한국전력, 현대차, 현대모비스를 제외하고 모두 오랜만에 1~5%씩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32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8일 이후 11일 만에 130만원대를 회복했다. 삼성물산이 엘리엇 측 증거 문서 변조 의혹을 문제 삼아 반격에 나서면서 제일모직(5.52%)과 삼성물산(4.20%) 주가도 급등했다. 또 그리스 우려 완화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증권업종이 2.87% 올랐고 은행업종도 3.19% 강세를 보였다. 그간 끝없는 추락을 이어왔던 대형주도 이날 모처럼 1.29% 급증해 코스피 상승률을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당분간 시장이 긍정적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송재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디폴트, 미국 금리 인상, 메르스 사태 등 세 가지 이벤트가 진정되고 있다"며 "3대 악재로 코스피가 박스권 하단에 머물렀지만 다시 제자리로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위험 요인이 제거돼 상승 흐름으로 돌아서는 데는 성공했지만 추세적 상승을 점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을 짓누르고 있던 악재가 약해지면서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본격 대세 상승기로 보긴 어렵다"며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외국인 수급이 불안해지는 상황이고 2분기 기업 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염려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 메르스 여파에 따른 내수 침체로 2분기 기업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는 추세라는 것.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이날 대외 호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벌였다. 이달 들어 99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는 다만 이날 120억원 순매도로 그 규모를 크게 줄인 것에 그쳤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시장이 너무 불안했기 때문에 나오는 일시적 진정세"라며 "전고점을 뚫는 강한 상승 탄력은 어렵고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진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그리스 부채 협상도 최종 타결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추경 편성을 포함해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따라 상승세의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 센터장은 "아직은 신흥국에서 외국인이 적극적인 순매수를 펼치기 힘든 상황"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과 그리스 사태 이슈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무시하고 상승 탄력이 붙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병득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