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우려 감소 등으로 코스피가 오랜만에 상승세를 보였지만 대차잔고는 반대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하락장에 배팅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2일 기준 대차잔고는 56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6월 들어 꾸준히 올라가는 추세다.
연초만 해도 대차잔고는 42조9634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계속 상승세를 타서 4월13일 57조1413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깼다. 이후 잠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며 52조원대까지 내려갔던 대차잔고는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다시 상승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현재 수준은 사상 최고치와 단 1조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특히 대차잔고 상위 종목이 대형주에 집중적으로 몰린 부분이 눈에 띈다. 삼성중공업을 선두로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SK증권 한진해운 대우건설 SK하이닉스 두산인프라코어 셀트리온 LG유플러스 등이 2~10위를 차지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해운 등 현재 주가흐름이 좋지 않은 수출주에 대차잔고가 몰려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며 주가 밸류에이션이 낮긴 하지만 업종 경쟁력을 확실시 지니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 후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차잔고는 대차거래에 의해 발생한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가 등이 주식이 필요한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 주는 것을 말한다. 이때 갚지 않은 주식이 대차잔액으로 남는다. 투자자들은 통상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대차거래를 통해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돌려준다. 이 때문에 대차거래 잔액이 늘어나면 공매도로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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