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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후아유’ 조수향 “소영이의 악행? 내가 생각해도 너무해”
입력 2015-06-21 10:18 
사진=천정환 기자
[MBN스타 손진아 기자] 어떤 이에 협박에도 눈 깜박하지 않고 입꼬리 한쪽을 올린 채 여유로운 미소만 짓던 그를 보면 소름 돋지 않을 수 없었고, 분노가 들끓어 오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후아유에서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던 배우 조수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16일 막을 내린 KBS2 월화드라마 ‘후아유-학교2015(이하 ‘후아유)는 ‘학교의 여섯 번째 시리즈로, 동 시대를 살고 있는 열여덟 살의 학생들이 겪는 리얼하고 다양한 감성을 섬세하게 담아낼 청춘 학원물이다.

'후아유'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물론 미스터리를 가미한 색다른 전개가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시청자를 들었다놨다하는 삼각 로맨스와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왕따 문제, 성적 고민 등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이야기와 톡톡 튀는 캐릭터들의 향연이 극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입시 전쟁인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을 꼬집었고 학생들의 성장기를 진중하게 다룬 ‘후아유는 탄탄한 연기력과 남다른 존재감, 개성까지 두루 갖춘 배우들이 한데 모여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했다.

‘학교 시리즈의 전통이라 불릴 만큼 ‘학교에 출연한 배우 중 최소 한 명은 톱스타 반열에 오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시리즈에선 마지막까지 악행의 끝을 보여준 강소영 역을 맡은 조수향을 자신있게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개성 강한 여자 캐릭터들 사이에서 가장 맹활약을 펼친 조수향은 ‘후아유에서 빠져서는 안 될 존재였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강소영에게서 ‘악역이다라고 느끼진 않았다. 그냥 역할이 쎄다고는 생각했지만 극악무도한 악역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점점 소영이가 악행을 저지를수록 멘붕이었다. 캐릭터 자체가 앞에서는 안그래 보이지만 생긴 것과 다르게 악랄한 면이 있었다.”

조수향의 연기는 1회부터 터졌다. 극 중 검사인 아버지를 따라 통영 누리고로 전학을 오면서 이은비(김소현 분)을 괴롭히는 모습은 리얼함을 풍겼고, 극의 긴장감도 한층 깊게 불어넣었다. 그의 연기가 첫 등장부터 터진 만큼 조수향을 향한 시청자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첫 회를 보고 기사 댓글을 다 읽었었다. 댓글을 읽는데 혼자 얼굴이 시뻘개져서 새벽까지 잠도 못자고 그랬다.(웃음) 보면서 ‘공중파는 역시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상처 받으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에는 안 읽는다.”

처음엔 부담감 없이 시작했던 조수향은 회를 거듭할수록 자신에게 모아지는 시선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라는 생각만 가졌다. 그래서일까. 강소영의 악행이 강도가 세질수록 조수향의 악역 연기로 점점 물이 올랐고, 이를 보는 시청자는 더욱 몰입하며 ‘후아유를 따라갔다.
사진=천정환 기자

처음에는 부담감도 사실 많이 없었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연기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반응도 크고 하니까 신경 쓰일 때도 있었다. 부담감은 안생기는데 ‘네가 잘해야 시청률이 올라간다는 말을 많이 하니까 ‘더 정신 차리고 잘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졌다.”

아무리 자신이 맡은 캐릭터라지만 조수향 역시 대본을 읽을 때마다 강소영의 악행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소영이를 연기하고 있지만 이건 진짜 좀 너무한다라는 게 있었냐”라고 묻자 조수향은 꺄르르 웃으며 너무 많다”라고 답했다.

이런 건 좀 너무하네 라는 게 너무 많았다. 대본 보는 게 무서울 정도였다. 이번엔 또 얼마나 악행을 저지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걸 대충할 수는 없지 않나. 최선을 다해서 연기해야하는 게 분명히 있으니까. 그걸 알면서도 뭔가 속상하기도 했다.(웃음)”

최종회까지 김소현과 대립했던 조수향은 실제로는 소현이와 친하다”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이차가 많이 나지만 ‘진짜 친구처럼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었고, 현장에서 배울 점도 많은 친구라며 조수향은 김소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현이랑 나이 차가 많이 나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진짜 친구처럼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내가 반대로 의지하는 부분도 있었고, 소현이 나름대로 잠도 못자고 힘든 게 있어서 힘이 되어주려고 노력한 부분도 있다. 소현이는 일단 너무 예쁜 것 같다. 볼 때마다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소현이 같은 경우 현장에서 힘든 부분이 많을 텐데 항상 방긋방긋 웃고 사람들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건 정말 보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나중에 정말 힘들더라도 저렇게 해야겠다 라는 생각.”

‘후아유 속 조수향은 늘 정색하고 당장이라도 욕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할 것 같은 무서운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그러나 실제로 만난 조수향은 정반대였다. 그저 귀여움이 묻어 있고 애교 많고 쾌활한 에너지가 흘러나오는 친구였다.

실제 성격? 친구들 사이에서는 좋은 말로는 푼수기가 많은 친구로 통한다. 분위기 메이커도 도맡고 있고 사실 애교도 많다.(웃음) 학창 시절에도 사실 조용한 학생이었다. 이게 해명 아닌 해명을 하게 된 것 같다. 예고에 다녔었고, 연기를 잘하고 싶었던 그런 평범한 학생이었다.”

KBS 3.1절 특집극 ‘눈길 영화 ‘들꽃 등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알린 조수향은 아직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욕심 많은 배우였다. 그만큼 연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넘쳐났고 향후 활동에 더욱 기대감을 높이는, 절로 관심이 가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소유자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번 작품으로 안 좋게 보면 한없이 안 좋게 볼 수 있기도 한데 다행히 연기 잘한다고 봐줘서 감사했다. 더 좋은 작품으로 또 다른 연기를 보여주면 많이 알아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눈물을 펑펑 흘리는 멜로를 꼭 해보고 싶다. 예쁜 사람들만 한다는 그런 멜로가 욕심난다.(웃음)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 제일 못할 것 같아서 해보고 싶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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