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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삐삐밴드의 ‘pppb’, 20년 만에 건네는 반가운 인사
입력 2015-06-21 10:16 
사진=팝뮤직 제공
[MBN스타 남우정 기자] 20년 만에 돌아온 삐삐밴드는 여전히 엉뚱하고 재기발랄했다. 아이의 엄마라고는 믿기지 않는 개성 넘치는 이윤정의 스타일이나 인터뷰 도중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는 박현준의 모습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았던 삐삐밴드의 과거를 보는 듯 했다.

삐삐밴드는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발매한 EP ‘피피피비(pppb)를 발매했다. 거창하게 준비를 했던 것은 아니다. 90년대에 문화를 주도하기도 했던 삐삐밴드의 노래를 페스티벌에서 떼창으로 부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전 매니저의 작은 소망이 이번 EP ‘피피피비(pppb)를 탄생하게 했다.

전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 많아서 오빠들이 하면 하겠다고 했다. 오빠들이 당연히 안 할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흔쾌히 한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빠른 속도로 앨범을 진행을 했다. 막상 만나보니 예전처럼 쉽게 빠르게 진행이 되더라.”(이윤정)

처음에 제의를 받았을 때 재미있을 것 같았다. 뭘 특별히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음악적으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에 비하면 정말 마음 편하게 대중적 음악으로 만들었다. 모르는 사람들이나 아는 사람들이 봤을 때 ‘반가워요‘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는 의미의 앨범이다.”(달파란)

‘피피피비에는 타이틀곡 ‘오버 앤 오버(Over and over)를 비롯해 총 4곡이 수록되어 있다. 여전히 신선한 사운드로 귀를 사로잡긴 하지만 삐삐밴드의 대표곡인 ‘안녕하세요나 ‘딸기처럼 파격적이진 않다.

옛날부터 음악을 만들 때 어떤 장르를 고집하진 않았다. 마음에 드는 소리가 있으면 가져다 쓰고 자유로운 생각으로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대중들에게 노출된 곡들이 ‘안녕하세요 ‘딸기 같은 센 곡 들인데 사실 의외로 부드러운 곡들이 많았다. 이미지적으로 ‘세다는 기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장르를 딱히 정한 밴드는 아니다.”

‘오버 앤 오버엔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자이언티가 피처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삐삐밴드가 피처링 뮤지션을 참여시키는 것도 처음이고 펑크와 일렉트로닉 뮤직을 하는 이들과 힙합 알앤비(R&B) 음악을 하는 자이언티의 조합은 그 시작만으로도 관심을 받았다.

사실 자이언티가 저에게 먼저 피처링 제안을 했는데 삐삐밴드 음반이 더 먼저 나오게 됐다. 그래서 ‘네가 먼저 해주면 나도 나중에 해줄게라고 했다. 아무래도 전형적인 대중 가수보다는 음악을 잘 하는 아티스트랑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제가 오빠들에게 소개를 했을 때도 ‘재미있는 친구라고 했다.”(이윤정)

1995년 데뷔한 삐삐밴드는 단 3년이라는 짧은 활동 시간 속에서도 대중들의 뇌리에 강력하게 박혔다. ‘그룹사운드라는 단어를 사용하던 시기에 팀 이름에 처음으로 밴드라는 단어를 붙였고 화려하게 염색한 머리에 트레이닝 복을 입고 방송국에 갔다가 혼이 나기도 했다. 심지어 이윤정이 나간 후 달파란과 박현준이 고구마와 함께 결성했던 삐삐롱스타킹은 음악 방송에서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 욕을 하고 침을 뱉어 방송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큰 소신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맞는 말을 맞게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걸
사고라고 하는 자체가 얼마나 방송사가 권위적인 위치에 있는지 보여준 것이다. 해외에선 하나의 해프닝이었을 거다. 그냥 쇼였다 .”(달파란)

단 세 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각자의 길을 간 삐삐밴드. 그 사이 삐삐밴드의 얼굴이었던 이윤정은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EE라는 팀으로도 활동을 했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삐삐밴드에 이어서 삐삐롱스타킹으로까지 활동을 했던 달파란과 박현준은 영화 음악 감독이 되고 또 다른 팀인 모노톤즈를 결성했다. 짧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에 달라진 게 있지 않을까.

요즘은 컴퓨터로 작업을 하니까 녹음을 하고 이야기를 하는 게 정말 쉬워줬다. 빠른 속도로 생각하고 생략하고 편집이 가능해졌다. 작업 시간이 빨라지면서 사이도 좋아졌다.(웃음)”(박현준)

예전엔 센 척하면서 오빠들이 하는 말을 선생님이 하는 것처럼 받아들였다. 어렸을 때 피해의식 같은 게 있었는데 이젠 20년 동안 음악 생활을 하면서 대화도 잘 된다. 자연스러워졌다.”(이윤정)

20년만에 돌아온 앨범이지만 4곡만 실려서 기다렸던 팬들에겐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삐삐밴드는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규 앨범과 공연에 대해서도 ‘준비가 된다면이라는 전제하에 계획을 드러냈다. 공연장에서 떼창으로 울려퍼질 ‘안녕하세요를 들을 수 있을지 기다려진다.

셋이서 더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이번 앨범은 20주년으로 ‘안녕하세요 하는 정도다. 에피타이저로 봐줬으면 한다. 공연도 준비를 더 해야 한다. 예전 곡들을 다시 편곡해서 준비를 해야 되는데 오래 돼서 연습을 다시 해봐야 할 것 같다.”(달파란)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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