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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채시라, 그가 ‘착않여’에서 천추태후라 불린 이유
입력 2015-06-20 11:31 
사진=곽혜미 기자
[MBN스타 손진아 기자]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하 ‘착않여)에서 배우 채시라의 별명은 ‘천추태후였다. 액션물은 아니었지만 은근히 뛰어내리고 달리는 장면들이 많다보니 채시라는 본의 아니게 액션 연기를 펼쳐야만 했다.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건 스태프들의 감탄과 치켜 올린 엄지손가락이었다.

‘착않여로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채시라는 첫 등장부터 그만의 묵직한 존재감을 제대로 과시했다. 극 중 얼굴에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며 잘 웃고 잘 우는 순진한 성격을 가진 김현숙 역을 맡은 그는 뽀글머리에 파격적인 비주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끝나고 드는 기분은 시원, 섭섭 중에서 섭섭한 게 더 많은 것 같다. 그동안 드라마를 했던 것 치고는 짧은 편이었다. 최소한 30개 정도 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계속 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배우들하고도 다 잘 지내고 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크다.”

그가 ‘착않여를 선택한 이유는 ‘캐릭터 때문이었다. 채시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고, 시놉시스에 현숙이 묘사돼있는 것과 일반적인 인물들하고 확연히 차이나는 게 있었기 때문에 ‘재밌겠다, 색다른 맛이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됐다. 또 김혜자, 이순재, 도지원, 이하나 등 함께하는 배우들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착않여 출연을 결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내가 찾던 캐릭터와 가장 근접해있었다. 전작에도 카리스마 있던 모습들을 보였는데 그걸 ?�수 있다는 게 있었다. 억울함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엄마가 평생 모은 돈을 날릴 수밖에 없었던 그런 삶 속에서의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억지스럽지 않게 표현되고 있는 부분들이나 코믹한 부분들이 일부러 웃기려 하지 않아도 상황에서 웃긴 게 있었다. 도박에서 돈을 다 땄는데 반전으로 경찰이 들이닥친 장면은 안타깝지만 보는 이들은 재미있을 것 같았다. 너무 매력 있었다.”

아무래도 캐릭터를 연구하고 연기할 때 자신의 실제 성격과 닮은 점이 있다면 캐릭터의 이해가 빨라져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다. 채시라에게 현숙과 비슷한 점에 대해 물으니 4개월간 함께 하다 보니 캐릭터와 닮아가는 것 같다”라며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이내 말을 이어갔다.

예를 들면 인물자체가 주는 허당끼나 그런 것들이 나한테 나타나는 것 같다. 사소하게 컵에 물을 따라도 그렇고 행동하나 할 때마다 ‘현숙이 같아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했다. 이건 그 인물이 내 몸에 배어 있다는 거니까.(웃음) 그 인물로 살아가는 중간에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다 보니 좋으면서도 ‘나한테도 그런 게 있구나라고 인정하게 된다. 현숙과 다른 점이 있다면 현숙은 되게 용기 있는 캐릭터다. 그런 인물에 비해서는 학창시절의 나는 조금 더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채시라는 첫 회부터 그동안 보여줬던 도도하고 차도녀의 모습이 아닌 조금 더 친근해진 매력을 담은 캐릭터로 변신해 신선함까지 더했다. 분노,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쏟아냈던 채시라는 ‘믿고 보는 배우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명연기를 펼쳤다.
사진=곽혜미 기자

쫄깃한 전개에 배우들의 열연까지 더해지면서 ‘착않여는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이런 반응은 배우들에게 힘이 되었고, 촬영장 분위기는 더욱 화기애애해 질 수밖에 없었다. 채시라는 ‘착않여 촬영장을 두고 ‘그 공간 자체가 배움의 터라고 칭했다.

함께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눈을 맞추고 대사를 주고받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한다는 그 자체가 배움이었던 것 같다. 김혜자 선생님은 엄마처럼 툭툭 얘기하신다. 액션을 할 때도 선생님이 먼저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해줬고, 그렇게 서로 호흡을 맞췄던 것 같다.

채시라는 배움의 터였던 ‘착않여를 떠올렸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 ‘액션 신을 꼽았다. 그는 ‘착않여에서 슬리퍼를 신고 뛰거나 불법 도박장에 들이닥친 경찰을 피하기 위해 난간을 뛰어내리는 등 액션물에서나 나올 법한 맨몸 액션을 소화했다. 그가 ‘액션 신을 꼽은 것에 대해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액션 신들이 기억에 남는다. 슬리퍼 신고 뛰는데 연출과 카메라 감독님들은 내가 그렇게 잘 뛸 줄 몰랐던 것 같다. 뛰어갔더니 '아니 어디갔어!'라는 말과 함께 굉장히 놀라워했다. 다리 난간에서 잡고 있다가 뛰어내리는 것도 너무나 가벼운 마음으로 했는데, ‘천추태후라고 부르며 놀라워했다. 개인적으로 액션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즐기면서 촬영했다.”

액션에 남다른 애착을 드러낸 채시라는 강도 높은 액션 연기가 필요한 작품을 제안 받으면 출연할 마음이 있냐고 묻자 단번에 OK”를 외쳤다. 그는 더 나이 들기 전에 언제 활 쏘고 말 타고 그래 보겠나라고 생각할 것 같다”며 웃었다.

대본부터 연출, 배우의 삼합(三合)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던 ‘착않여는 마지막까지 화해와 성공, 행복 이야기를 모두 담으며 웃음과 감동을 안방극장에 수놓았다. 채시라 역시 완벽한 마무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여러 번 ‘시즌2를 언급하며 내심 ‘착않여2가 제작되기를 바라는 듯 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착않여는 웃기고 슬픈 감정을 왔다갔다 하고, 서스펜스 미스터리가 중간 중간에 잘 섞여있다. 김인영 작가는 상당한 내공이 있는 작가다. 앞으로는 일취월장 할 것이고, 다음에 한 번 더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출도 마찬가지다. 포용력과 리더십도 모두 갖췄다. 전체적으로 잘 이끌어갔다. 이 멤버 그대로 또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배우들끼리 했었다. 그래서 결말이 열려있는 것 같다.(웃음)”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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