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주 열풍이 식을 줄 모르면서 제약 자회사를 둔 지주사들 주가가 차례로 뛰고 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양홀딩스 주가는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5.93% 오른 18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주가가 6거래일간 9만7300원에서 신고가 19만7000원까지 최대 103%나 치솟으면서 단기과열 완화장치가 발동될 수 있다는 예고마저 나왔지만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처럼 삼양홀딩스가 급등세를 연출하며 가격제한폭 확대의 수혜주로 떠오른 배경에는 100% 제약 자회사인 삼양바이오팜이 자리잡고 있다. 회사측은 주가 급등 사유가 없다”고 밝혔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자회사 성장가치가 부각된 것이 지주사 주가를 밀어올렸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달 4일 삼양바이오팜이 미국 컴플리먼트사와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자체 보유 항암제에 이 기술을 결합한 제품을 독점적으로 제조·판매할 권리를 따냈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홀딩스가 이처럼 단기간 저평가에서 탈출한 만한 이유가 뚜렷하지는 않다”면서 다만 제약·바이오주가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주목받는 트렌드인 만큼 제약사를 가진 지주사가 재조명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삼양홀딩스의 선전은 연초 이후 주가가 293.9% 급등한 코오롱의 상승 패턴과 똑같다. 앞서 코오롱 주가의 재평가를 낳은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자회사 코오롱생명과학의 ‘바이오신약 모멘텀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도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15.3%나 치솟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미국 법인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티슈진-C이 임상 3상에 진입하고, 국내에선 상업화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주가에 속속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녹십자홀딩스와 종근당홀딩스 역시 올 들어 각각 77.5%, 62.0% 수익률을 기록해 자회사 가치를 더욱 인정받는 분위기다. 녹십자홀딩스는 녹십자를 비롯해 녹십자헬스케어, 녹십자이엠, 지씨웰페어 등 국내 4개 법인과 홍콩·북미에 해외 2개 법인을 둔 최상위 지배회사다. 상장사 녹십자뿐만 아니라 비상장 자회사의 순자산가치(NAV)까지 고려하면 아직도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근당홀딩스도 오는 29일 제약 자회사 경보제약의 상장이 마무리되고, 종근당바이오 지분스왑까지 진행된다면 지주사를 중심으로 제약·바이오 사업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보제약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상단에서 결정되는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점도 기대치를 높였다.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