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메르스 사태 25일째 장기화…국내 증시도 직격탄
입력 2015-06-16 17:33  | 수정 2015-06-16 19:41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공포가 국내 주식시장을 강타한 지 25일이 지난 가운데 관련주 주가가 좀처럼 회복세를 띠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름 성수기에 강세를 보이던 여행·항공주는 물론이고, 호텔·면세점, 유통과 중국 소비주에 이르기까지 일제히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1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나왔던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주가가 가장 가파르게 하락한 업종은 화장품·밥솥 등 중국 소비주가 대거 포함된 가정생활용품으로, 평균 21.3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인 3.7%를 훨씬 밑도는 성과다. 바로 그 뒤를 이은 항공운수와 백화점업종 지수도 각각 16.32%, 12.52% 하락해 조정폭이 컸고, 이 밖에도 개인생활용품(-5.90%) 호텔·레저(-5.74%) 식료품(-4.92%) 등 지수가 줄줄이 타격을 입었다.
종목별로 봐도 올해 코스피 상승세를 주도했던 화장품 등 중국 소비주 침체의 골이 가장 깊었다. 화장품을 쓸어 담던 중국인 관광객이 발길이 뚝 끊으면서다.

메르스가 증시를 덮치기 전 43만원대까지 돌파했던 아모레퍼시픽은 이날까지 9.46%나 하락해 38만원대로 내려온 상태로 종전 주가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주가도 88만원대에서 73만원대까지 16.67% 미끄러졌다.
대장주보다도 그동안 오름폭이 컸던 중소형 화장품주의 하락 속도가 더욱 가팔랐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마스크팩이 인기를 얻으며 지난 1년간 최고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던 산성앨엔에스 주가가 35.45% 급락한 데 이어 한국화장품 에이블씨엔씨 한국화장품제조 한국주철관 등이 20%가 넘는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소비주와 더불어 여행·레저업종도 총체적 난국에 직면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입국(인바운드) 수요가 줄어들고, 최대 성수기 대목인 7~8월 장사에 타격이 불가피해지면서 주가가 조정받고 있는 것이다. 하나투어 주가는 13만7500원에서 11만8500원으로 13.82%, 모두투어 주가는 3만8300원에서 3만4600원으로 9.66%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레저주인 AJ렌터카 롯데관광개발 등은 10% 이상, 호텔과 면세점 관련주인 호텔신라 SK네트웍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은 5% 이상 하락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여행·레저주 조정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동시에 저가 매수 기회일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인해 LIG증권 연구원은 "현재 취소되는 예약들은 당장 6월 출발이 임박한 근거리 상품"이라며 "메르스가 2~3분기 실적 개선 전망을 뒤집을 만한 악재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매수를 권했다.
비슷한 처지의 항공주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가까지 오르기 시작하면서 겹악재에 고전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각각 12.91%, 13.58% 떨어졌고, 저가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와 AK홀딩스(제주항공)도 약세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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