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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임수정 “처음해본 스릴러, 재미와 배우로서의 성장 얻었다”
입력 2015-06-16 13:50 
사진=호호호비치
아직 말 안했잖아요. 제가 원하는 거”
지연(임수정 분)은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해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는 악몽 같은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된다. 이 가운데 성열(유연석 분)로부터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제안을 받게 되고 인생에 단 한번이 될지 모르는 매력적인 제안 때문에 갈등과 열망에 사로잡힌다. 지연은 성열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회장(이경영 분)의 간병인으로 호화 요트에 승선한다. / ‘은밀한 유혹


[MBN스타 여수정 기자] 스릴러와 액션은 주로 남자배우들만이 소화할 수 있는 장르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영화 ‘차이나타운 김혜수와 김고은이 이를 단번에 깨부수며 여배우들도 실감나게 스릴러와 액션을 소화할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그 후 충무로 속 여배우들을 대하는 관객의 기대치는 높아졌고 이 상황에서 배우 임수정이 영화 ‘은밀한 유혹을 통해 제대로 스릴러에 도전했다.

여리 여리한 임수정의 변신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고,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상황과 이를 지혜롭게 이겨내는 그의 귀여운 카리스마가 이미지 변신의 도전을 로맨틱한 성공으로 전환시켰다.

‘은밀한 유혹은 로맨틱한 분위기로 시작해 후반부에 갈수록 긴장감이 넘치고 순식간에 스릴러와 액션물로 변한다. 친숙한 ‘신데렐라 이야기에 스릴러와 액션을 가미해 신선도를 높였고 친근한 듯 새로운 전개가 보는 재미를 높였다. 게다가 임수정과 유연석의 조화는 눈부셨고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상남자로 분한 이경영의 모습도 관객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제가 맡은 지연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 휩쓸려요. 마치 물결 위의 나무이자 파도 위 배처럼 주변 상황에 흔들리고 또 흔들리는 인물이죠. 또한 당황과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들 때문에 갈등하는 인물이예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이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고 나도 한번 나를 던져봐야겠다고 생각해 출연을 결심하게 됐죠.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지연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통해 사람의 운명이라는 게 정말 맘대로 되지 않는구나를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은밀한 유혹은 소설 ‘지푸라기 여자를 영화화한 것이죠. 때문에 촬영 전 소설도 찾아 읽어봤어요. 시나리오와 비교해서 보니 둘 다 재미있더라고요. 특히 한국정서에 맞게 변화된 시나리오가 가장 재밌었고 윤재구 감독님의 글이 정말 좋았죠.”

임수정의 말대로 ‘은밀한 유혹은 소설 ‘지푸라기 여자를 원작으로 삼았다. 소설은 인간의 욕망을 소재로 클래식과 서스펜스가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으며 최고의 반전을 다룬 완전 범죄 소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윤재구 감독 역시 50년대 소설이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고 원작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유연석도 시작은 로맨스이지만 끝은 서스펜스와 스릴러로 전개되는 게 매우 새로운 느낌이더라”라고 신선한 매력을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주인공이자 21세기 지푸라기 여자인 임수정의 느낌은 어떨까.

지연의 욕망과 공포, 인간적인 죄의식 등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엄청난 감정들이 시나리오 안에 담겨 보는 재미가 있었죠. 감정 폭이 매우 다양한 지연 역을 연기하면서 털썩 주저앉기도 했어요. 정말 모든 것이 빠져나간 기분이었죠. 극한의 감정을 꺼낼 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이런 걸 표현하는 일을 하는 배우라는 게 내 직업이라는 게 다시 한 번 좋다고 생각하는 계기였어요. 잘 보면 현장에서의 힘듦이 제 연기에 녹아있을거예요. 짧았지만 액션도 선보였기에 이에 대한 희열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죠. 물론 감정의 폭이 커서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는 있었고 쉽지 않은 현장이었음에도 애틋한 느낌도 있었어요.”

극에서 임수정은 생애 첫 액션에 도전하며 보는 관객들을 아찔하게 만들기도 한다. 작고 여린 체구로 죽기 살기로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은 섬뜩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애절하다.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로맨스와 스릴러, 액션 그 사이를 오가기에 신선하지만 너무 빠른 장르의 전환은 관객들을 아리송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사진=호호호비치
그러나 임수정과 유연석, 이경영 등 연기파 배우들이 ‘은밀한 유혹을 위해 뭉친 만큼, 배우들의 수준급 연기가 감독의 만듦새를 바로잡으며 영화가 출연배우들의 덕을 보고 있다.

영화 속 예기치 못한 상황을 관객들이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아마 여성관객들은 공감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때문에 여성관객들이 많이 관람해 공감해줬으면 좋겠어요. (웃음) 또한 로맨스와 범죄가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차이나타운 ‘무뢰한에 이어 여배우의 등장이라 관객들의 관심이 높다는 걸 알아요. 이에 대한 걱정과 부담보다는 여배우로서 여배우가 이끌어가는 영화들이 나와 준다는 게 반갑죠.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김혜수와 전도연 언니의 도전을 보면서 이들의 활동에 감동을 받고 함께 나와 빛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대단한 두 언니들과 나를 함께 거론해주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영광이죠. 저 역시 후배들이 생기고 있는데 저를 통해 그들이 감흥을 받는 다면 다행이라 생각해요. 이를 위해 더 많은 작품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임수정은 인터뷰 내내 ‘은밀한 유혹의 복합 장르적 특징을 강조하며 덕분에 스릴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정말 재밌더라”고 스릴러에 대한 뒤늦은 관심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주로 복잡 미묘한 감정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해 온 그가 이번에 액션과 스릴러까지 더해 진정한 변신의 맛을 봤기 때문이다.

전 늘 좀 더 어려운 캐릭터를 보면 도전의식이 생겨요. 캐릭터를 보면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스스로 도전하게 돼요. ‘은밀한 유혹의 지연 역시 복잡한 인물이었죠. 전작 ‘내 아내의 모든 것 ‘김종욱 찾기 등 모두 알게 모르게 복잡한 인물이예요. 시나리오 선택에 있어 장르의 전환보다는 재미를 우선시해요. 이번 영화의 경우 내가 하지 않았던 장르이기에 매력을 느꼈죠. 시나리오에 이끌려왔는데 막상 스릴러에 도전해보니 매력이 있더라고요. 또 해보고 싶어요. 사건을 파헤치는 재미도 있고 진정한 스릴러의 맛을 봤죠. ‘은밀한 유혹 덕분에 나 역시 다양한 연기적으로 사람 임수정으로서 성장하게 된 것 같아요. 스스로 관객에게 보여줄 게 많다는 걸 느끼는 계기도 됐죠. 하하.”

사진=호호호비치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임수정은 ‘은밀한 유혹으로 한층 더 성장했음을 알렸다. 이미 배우로서 충분한데 관객들에게 보여줄게 많다는 것 또한 알았다고 전해 배우의 길엔 끝이 없음을 말했다. 시종일관 겸손함으로 무장한 그는 30대가 된 지금 20대 때 보다 연기하는 재미가 더 크단다.

전 정말 좋은 상황에서 데뷔했기에 20대의 필모그래피가 큰 자산이예요. 출연 배우들도 좋았고 함께한 감독님들 역시 각자의 색이 달라 이들과 의사소통하고, 이들의 생각을 연기로 구현하는 방법을 배웠죠. 이는 정말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자산이자 어마어마한 것이예요. 20대의 충분한 경험이 바탕이 돼 30대 때 자유롭게 연기를 펼칠 수 있게 됐어요. 그 때의 경험 덕분에 캐릭터가 분명하고 깊이 있고 성숙한 역도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게 됐죠. 더 깊은 감성도 표현할 수 있어요. 하하.”

마지막으로 임수정 역시 ‘은밀한 유혹 지연처럼 ‘신데렐라를 꿈꾼 적도 있음을 밝혔다. 그는 나 역시 지연처럼 로망을 상상하기도 한다. 나도 여자니까. 왕자님을 생각하고 이 과정에서 설레고 떨리기도 한다. 다만 신데렐라가 되는 꿈에서 남들보다 빨리 깨어 나온다”고 조금의 아쉬움도 드러냈다.

저도 여자이기 때문에 지연과 같은 생각을 하죠. 다만 그 꿈에서 빨리 깨어 나올 뿐이예요. 활동을 안 하고 쉴 때는 사람 임수정의 일상에 집중하려 해요. 기타 연주도 하고 잠깐 꽃꽂이에 빠지기도 했죠. 매우 평범한 일상을 보내요. 제가 충전하는 건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가 인간 임수정으로 사는 것이예요. ‘은밀한 유혹을 시작으로 ‘시간 이탈자 등으로 관객을 만날 것 같아요. 쉬는 동안에도 시나리오는 계속 봤죠. 이젠 쉬지 않고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싶어요. 하하.”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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