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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친근한 이름 속에 숨겨진 진짜 심오한 이야기
입력 2015-06-16 13:03 
사진=포스터
[MBN스타 여수정 기자] 칸 영화제 공식 스크리닝 상영 당시 호평을 받았었던 영화 ‘마돈나가 국내 관객을 만나게 된다.

‘마돈나는 제68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공식 초청됐다. 당시 한국의 대표 여성감독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작품” 섬세하고 깊이 있으며 자연스럽게 슬픔과 구원을 엮어냈다” 삶의 투쟁이 서영희의 빛나는 연기를 통해 그려진다” 유려한 촬영 기술이 환상과 악몽을 오가는 미장센을 구성한다” 등의 극찬을 받았다. 이미 영화제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았기에 예비관객들은 개봉일 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칸 입성에 대해 신수원 감독은 심장이 멎어버릴 것 같다”며 떨리는 소감을 밝히면서도 지난해 여름 스태프, 배우들과 고생하며 찍은 영화다. ‘마돈나와 함께 해 준 모든 분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준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배우 서영희는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후 5년 만에 다시 칸 영화제에 입성했고, 김영민, 권소현 역시 칸 영화제에 참석하게 됐다.

신 감독은 ‘마돈나에 전작 ‘순환선 ‘명왕성과는 다른 대중성을 좀 더 가미해 관객과의 거리를 좁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장기이자 작품의 단골 소재인 현실 속 외면 받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깊이 있게 담아냈다. 조용히 잊힐 뻔한 한 여자의 과거를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여운을 안기며, 상처과 구원, 소외된 사람들을 바라보는 편견 등을 감각적으로 묘사해냈다. 게다가 여성 감독답게 여성의 심리를 A부터 Z까지 모두 넣어 이해도를 높였다.

또한 ‘마돈나라는 친근하면서도 익숙한 영화 제목이 주는 반가움도 더했다. 마돈나는 세계적인 팝스타이자 세기의 섹스 심볼로 대중에게 기억되고 있으며, 동시에 성모 마리아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극과 극 대비를 이루는 두 개의 이미지는 신 감독이 생각하는 현대 여성상과 일치했고 여성들의 깊은 내면 속에는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두 인물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을지 모른다. 자기 삶을 위해 살아가는 아름다운 여성들을 모두 ‘마돈나라고 부르고 싶다. 영화를 통해 여성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극중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진 미나 역을 연기한 권소현의 연기는 감탄을 안긴다. 배역을 위해 체중을 불렸으며, 이는 특수 분장을 의심케 한다. 그만큼 체중을 늘리는 게 쉽지 않았기에 특수 분장을 의심했지만, 연기 열정 하나로 무모한 도전을 성공한 것이다. 이에 권소현은 미나라는 인물이 먹는 것으로 아픔을 최소화하는 인물이라, 많이 먹고 갈수록 살이 찌는 것으로 표현했다. 조금 더 살을 찌웠으면 아픔이 더 잘 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라면을 먹는 장면이 있는데 4~5 봉지를 열심히 먹었던 것 같다. ‘영화를 하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해서 체중 8kg을 찌웠고, 지금은 15kg을 뺀 상태”라고 전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충만한 연기 열정과 완벽한 배역 소화가 ‘마돈나에 몰입하게 만든다.

서영희는 대사 보단 오묘하고 깊은 눈빛으로 많은 감정을 대신하고 있다. 초반 악역으로 느낄 법하지만, 작품이 후반부에 갈수록 그 역시 미나와 다를 게 없는, 그에게 연민을 느끼는 매우 평범한 인물로서 복잡 미묘한 감정을 전달한다. 자를 대고 자른 듯한 오차 없는 단발머리와 빨간 입술, 오묘한 분위기가 차가운 인상을 주지만, 내면은 여리고 다양한 감정이 많다. 그래서 난해하고 암울할 수 있는 영화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환기시켜준다. 이는 짧지만 임팩트 강한 변요한 역시 마찬가지이다.


절대 악인이지만 알고 보면 사연이 많은 김영민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웃음기를 뺀 모습으로 시종일관 무게를 잡지만, 후반에 갈수록 그의 비밀과 복잡한 감정이 드러나 이해가 가능하다. 결국 ‘마돈나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 현대인과 어딘지 모르게 닮아 어렵고 난해함에도 공감이 된다.

그러나 조금은 더 여성들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흘러가기에 남성 관객입장에선 불편할 수도 있다. 또한 자극적인 장면의 등장도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일이며, 과장이 아닌 강조이기에 열린 시선으로 본다면 자아반성, 소외된 사람들을 대했던 사회, 사람들의 시선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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