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내따라 ‘순하리’ 사러 간 남편 ‘정통소주’ 사오네
입력 2015-06-15 16:05 

‘순하리 처음처럼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등 최근 쏟아지고 있는 칵테일 소주(리큐르) 인기에 정통소주 매출이 다시 늘고 있다. 특히 최근 4년간 소주 매출 감소세를 나타냈던 대형마트에서도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15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5월 소주 매출은 지난해보다 2.8%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마트에서 매년 1~5월 소주 매출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2011년 -5.1%, 2012년 -7.1%, 2013년 -2.3%, 지난해 -6.4% 등으로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왔다. 다양한 수입맥주가 늘고 와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일반음식점이나 주점이 아닌 대형마트에서 소주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해마다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올해 초 롯데주류가 ‘순하리 처음처럼이라는 과즙(유자) 첨가 리큐르를 내놓자 무학에서도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통해 유자·블루베리·석류·자몽을 각각 섞은 신제품을 내놨고, 이는 시장에서 곧장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냈다. 순하리는 출시 석 달만인 지난달 말 누적판매량 1000만병을 돌파했고,무학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도 출시 1주일만에 200만병 판매 기록을 세웠다. 급기야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 참이슬도 오는 19일 자몽즙을 넣은 리큐르 ‘자몽에 이슬을 내놓을 예정이다.
리큐르 인기가 소주 매출을 견인한 것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일단 리큐르 인기에 기존 소주를 바탕으로 다양한 칵테일을 제조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었고 이 때문에 일반 소주 매출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대상그룹이 내놓은 숙취해소제 ‘홍기사는 소주에 섞어 마시면 오렌지나 사과맛을 내기 때문에 최근 판매량이 늘고 있다. 웅진식품의 유자음료인 ‘내 사랑 유자C도 소주에 섞으면 ‘순하리와 비슷한 유자맛을 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대로 알코올 도수가 낮고 과즙맛이 강한 리큐르 대신 다시금 정통 소주를 찾으려는 소비자들도 함께 늘어나 소주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리큐르가 여성이나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지나치게 순한 맛 때문에 중장년층 남성 소비자들이 일반 소주를 더욱 찾는 경향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알코올 도수 25도짜리 프리미엄 소주 ‘일품진로는 저도주 열풍 속에서도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 올해 1~4월 일품진로 판매량은 총 17만병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6만5000병보다 160% 이상 증가했다.
술에 탄산이나 과즙을 넣는 형태의 칵테일 주류 인기는 소주뿐 아니라 맥주로도 옮겨붙고 있다. 주로 수입맥주를 중심으로 레몬이나 블루베리 등 과일첨가물을 넣은 형태의 칵테일 맥주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진열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머드쉐이크 ‘VK모히토 ‘사바나 드라이 등은 다양한 향과 맛으로 일반 수입맥주 인기를 등에 업으며 선전하고 있는 맥주들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4~5월 이들 칵테일 맥주 상품군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5% 성장했다.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상품 기획자는 현재 순하리에 그치고 있는 리큐르 진열 비중을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등 다른 브랜드로 확대하고 다양한 칵테일 수입맥주 공급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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