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염료산업의 진화…갤럭시S6 메탈프레임 물들이다
입력 2015-06-15 14:21 

염료하면 통상 옷감에 색을 입히기 위한 의류용 원료로 흔히 생각한다. 의류산업의 필수적인 재료지만 염색 과정에서 폐수를 발생시켜 환경오염 주범으로 취급받는 등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염료산업은 최근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가령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각종 전자기기에 착색제로 사용되는가 하면 LCD, OLED 등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들어가는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변화의 선두에 선 기업이 바로 염료시장 국내 점유율 1위 기업 경인양행(대표 조성용)이다.
조 대표는 가령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6의 메탈 프레임이나 LCD의 색상을 구현하고 반도체 등의 회로를 구성(감광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며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안료 대신 염료로 색을 낼 경우 밝기가 더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경인양행의 주력 제품은 여전히 의류용 염료다. 연간 2만t 가량을 생산하며 염료시장 국내 시장점유율(M/S) 70%수준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전자제품, 첨단소재용 염료가 널리 활용되면서 이 부분 매출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디지털 열전사 프린팅을 위한 잉크용 염료를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매출액 1920억원 가운데 20%가량이 소재 및 잉크용 염료로 올린 수익이며 이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과거 섬유용 염료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조 대표는 전통 염료사업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보고 전자기기 등에 들어가는 유기재료, 디지털 프린팅에 쓰이는 잉크 같은 색재료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오는 2019년까지 유기재료 및 색재료의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동시에 기존 섬유용 염료의 경우 경인양행만이 구현할 수 있는 빼어난 색감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고급브랜드 의류는 오래 입거나 햇빛에 오래 노출해도 색이 잘 변하지 않는 것은 염료 때문인데 경인양행은 이같은 고급 의류용 염료 개발로 이 분야에서도 차별화 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라코스테, 폴로, 빈폴 등 유명 브랜드에서는 색감이 우수한 고급 염료를 사용하는데 여기에도 경인양행의 염료가 들어간다”며 이 분야에서는 국내 특허는 물론 해외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경인양행만의 색감을 앞세운 염료로 골프웨어, 스포츠웨어 등 고가의 의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44주년을 맞이한 경인양행은 파키스탄, 중국, 인도, 베트남, 터키 등 60여 개국에 염료를 공급,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수출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 1980년 국내 최초로 염료 연구소를 세우며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매년 매출 4%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사카린을 제조하는 자회사 JMS를 두고 있는 경인양행은 사카린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데도 힘쓰고 있다. 조 대표는 사카린이 과거 실험을 통해 발암물질이라고 알려져 제한 물질로 취급됐지만 당시 실험은 사카린을 적정량이 아닌 훨씬 많은 양으로 실험했기 때문에 그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01년 사카린에 대해 사용금지 법안을 철회했으며 문제가 없다는 실험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데 국내에만 규제가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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