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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월드컵] ‘강철 체력’ 태극낭자, ‘철인’이 못 됐다
입력 2015-06-14 10:00  | 수정 2015-06-14 10:11
한국은 14일(한국시간) 열린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와 2-2로 비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윤덕여 감독은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체력을 강조했다. 90분 내내 지치지 않는 체력이 바탕이 돼야 세계의 높은 벽을 넘을 수 있다고 여겼다.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도 강철 체력을 다져야 가능하다고 했다.
그 전략적 선택은 통하는 듯 했다. 강철 체력을 갖춘 태극낭자는 14일(한국시간) 코스타리카를 몰아붙였다. 일방적이었다. 짜릿한 역전 드라마가 펼쳐지는가 싶었다. 전반 25분 김헤리(인천 현대제철), 강유미(화천 KSPO), 전가을(인천 현대제철)로 이어진 역전골은 그림 같았다. 하지만 마지막 1분을 못 버텼다. 후반 44븐 통한의 동점골로 다 잡은 역사적인 여자월드컵 첫 승을 놓쳤다.
태극전사는 강했다. ‘한 번 해볼 만하다던 그 투지는 코스타리카전을 빛냈다. 상대를 압도했다. 킥오프 휘슬과 함께 쉴 새 없이 코스타리카를 흔들었다. 한 발 더 뛰면서 거센 압박을 펼쳤다. 볼은 좀처럼 코스타리카 진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한국의 파상공세였다. 코스타리카 선수들은 한국의 강철 체력에 적잖이 당황하며 실수를 범했다.
전반은 한국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전반 17분 수비 실수로 선제 실점을 했으나 흔들림은 없었다. 전반 21분, 그리고 전반 25분 코스타리카의 골문이 잇달아 열렸다. ‘뜀박질이 만든 연속골이었다. 한국이 여자월드컵에서 2골을 넣은 건 처음이었다. 앞서 4경기에서 단 1골에 그쳤던 걸 고려하면 ‘대단한 태극낭자였다.
후반은 코스타리카의 반격. 상대의 슈팅이 늘었다. 그러나 한국의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 29분 릭시 로드리게스의 중거리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가 가슴이 철렁거렸지만, 큰 균열은 없었다. 수비 일변도가 아니었다. 공격이 최선의 수비였다. 한국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지치지 않는 체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태극낭자는 철인이 아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발이 점점 무거웠다.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다. 빈 공간이 생기더니 결국 후반 44분 비야로보스를 놓치면서 두 번째 실점. 승리를 놓쳤다.
지소연은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가 준비한대로 한다면 1승도 가능하지 않겠냐”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 준비를 잘 했다.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막판 체력 및 집중력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첫 승점의 값진 결실을 맺었으나 첫 승도 딸 수 있었기에 기쁨보다 아쉬움이 컸던 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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