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돈 요구...협상 진전 오나

한국인을 납치한 탈레반이 피랍자 접촉 대가로 한국 정부에 돈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앞으로의 석방 협상 과정에도 미묘한 변화조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취재기자 연결해 현재까지의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김희경 기자...

앵커 1) 협상시한인 11시30분이 4시간 가량 남았는데요, 탈레반이 오늘 우리 정부에 피랍자들과의 전화통화를 조건으로 10만달러를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측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탈레반이 한국 정부에 피랍자들과 전화통화를 하는 대가로 10만달러를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탈레반이 실제로 돈을 요구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납치사건 발생 엿새 만에 처음으로 금전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대목입니다.

이런 10만달러 요구가 사실일 경우 별다른 진전없이 정체돼 있는 석방 협상에도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탈레반은 한국인 석방 대가로 가즈니주에 수감돼 있는 탈레반 무장대원을 모두 풀어달라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인질 접촉 대가로 10만달러가 제시된 것은 탈레반이 이번 사태 이후 금전적인 이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2) 탈레반 측에서 독일인 인질 살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고요?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 즉 AIP를 통해, 탈레반은 며칠 전 2명의 독일인과 5명의 아프간 엔지니어를 납치했고, 탈
레반 지도부는 아프간 정부가 공격을 개시한 이후에 살해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탈레반은 2명의 독일인 가운데 1명을 살해했고, 나머지 1명의 독일인과 4명의 아프간 엔지니어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인질 가운데 아프간 엔지니어 한명은 달아났고, 나머지 4명은 구금된 상태라고 아마디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인 23명에 대한 납치사건이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중부 가즈니주 주민 천여명이 피랍 한인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습니다.

가즈니주 경찰 책임자인 알리 사흐 아흐마드자이는 시위대가 가즈니주 중심 도시인 가즈니 시티를 행진하며 반 탈레반 구호를 외치고 인질들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피랍 한인들의 석방 협상에 대해서 아흐마드자이는 탈레반측이 아직 석방을 요구할 수감자들의 명단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협상이 그다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mbn뉴스 김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