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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연패 없다’ 갈기 세운 사자의 돌변
입력 2015-06-12 21:29  | 수정 2015-06-13 03:05
삼성은 12일 장단 15안타 3홈런을 앞세워 KIA에 완승을 거뒀다. 사진(광주)=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19일 만에 광주를 다시 찾은 삼성, 더그아웃의 공기는 무겁기만 했다. 한화에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5연패를 했다.
류중일 감독 취임 이후 최다 연패 타이였다.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직후인 지난해 10월 6일 대구 두산전부터 11일 광주 KIA전까지 5경기를 내리 졌다. 매직넘버 ‘3에서 계속 멈추면서 넥센에 바짝 쫓겼다. 그러다 연패 사슬을 끊은 뒤 정규시즌 4연패를 달성했다. 그 상대가 KIA(2014년 10월 12일 삼성 8-4 승)였다.
공교롭게 두 번째 최다 연패 속에 맞붙은 팀이 또 KIA였다. 12일 경기에서 한 번만 더 지면, 2위 자리마저 두산에게 빼앗긴다. 그러나 더 자존심이 상하는 건 최다 연패 신기록이었다. 독하게 마음을 품었을 사자 군단이다.
그런데 최근 행보는 ‘삼성답지 않게 무기력했다. 삼성은 5경기에서 11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2.2득점. 그나마 지난 6일 마산 NC전에서 4점을 뽑았다. 류중일 감독은 말을 아끼면서도 야구란 게 참 어렵다. 이길 것 같으면서 이기기가 어렵다. (연패를 탈출하려면 KIA보다)점수를 많이 뽑아야 하는데”라고 했다.
지난 5월 넷째 주말의 악몽이 불현 듯 떠올랐을 터. 삼성은 지난 5월 23일과 24일 KIA에 시즌 첫 2경기 연속 영봉패의 수모를 당했다. 자존심도 세우면서 KIA에 갚을 게 많은 삼성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오늘은 갈기 좀 세우고 발톱도 좀 날카로워야 할텐데”라고 바람을 전했다.
그 바람대로였다. 사자는 독수리를 만났을 때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예리한 발톱으로 인정사정없이 공격했다. 장단 15안타 3홈런 6볼넷으로 호랑이를 때려 눕혔다. 시즌 팀 5번째 선발 전원 안타. 무기력증에 빠졌던 타선이 아니었다. 4회와 9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안타 및 볼넷으로 찬스를 만들면서 ‘호랑이의 기운을 쏙 빼놓았다.
마음고생을 할 필요도 없었다. 승부의 추는 일찌감치 기울었다. 제구 난조를 보인 유창식(2이닝 4실점)을 상대로 차근차근 점수를 뽑더니, KIA의 반격카드인 홍건희(3⅔이닝 4실점)마저 홈런 3방으로 KO시켰다. 3회까지 5-0, 그리고 6회까지 8-1로 승부는 갈렸다.

KIA는 주중에 넥센을 상대로 역전승의 재미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뒤집기 신공은 통하지 않았다. 삼성 마운드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알프레도 피가로(7이닝 2실점)가 강속구를 앞세워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삼성의 10-2 완승. 5연패 종료. 지난해 10월 12일처럼 최다 연패 탈출 제물은 호랑이였다. 덩달아 타선의 무기력증마저 탈출했다. 나바로(시즌 20호), 최형우(18호), 박석민(9호) 등 중심타자는 홈런파티를 열었다. 피가로는 6일 전 부진을 씻고 다승 단독 선두(9승)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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