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팬오션 회생계획안 통과…하림서 인수 확정
입력 2015-06-12 15:43  | 수정 2015-06-12 20:31
팬오션 회생안 통과로 하림그룹은 '한국판 카길(Cargill)'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팬오션 인수를 확정 지으면서 단숨에 자산 규모 9조원, 재계 순위 30위권의 대기업으로 뛰어올랐다.
12일 팬오션 변경회생계획안이 가결되면서 주식 감자를 둘러싼 하림그룹과 소액주주 연대의 정면 충돌은 하림 측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하림은 팬오션 인수로 곡물 구입과 운반, 축산·가공,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할 수 있게 됐다.
600여 척의 벌크선(곡물·사료·석탄 운송 선박)을 보유하며 해운업을 겸하고 있는 세계 1위 곡물 기업 카길의 행보를 잇는 셈이다.
이미 하림은 올해 2월 팬오션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1조80억원에 이르는 인수대금 납입도 지난 8일자로 끝마쳤다.

회생안 통과로 팬오션은 다음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졸업할 전망이다. 2013년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2년 만이다.
파산 4부 관계자는 "팬오션이 아마도 7월에는 (법정관리) 졸업이 가능할 것"이라며 "부채도 줄고 영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주식 가치가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모든 인수 절차는 주주총회, 이사진 구성 등을 거쳐 8월이면 완전히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림그룹도 그동안 법정관리 상태에서 제약을 받던 팬오션의 경영이 정상화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팬오션의 기존 인력에 해외 전문가 등을 더해 곡물사업부를 구성할 계획이다.
향후 절차에 대해 하림 측은 "서울지법 파산부 승인에 따라 오는 17일 팬오션 주식의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신주 발행과 유상증자와 감자, 신주 상장 거래 등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에 앞서 다음주 초인 16일께 인수단을 구성해 경영권 인수 준비 작업을 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운업계 역시 하림의 팬오션 인수 확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사료 등을 운송하는 벌크선 사업이 대부분이었던 팬오션을 인수한 하림 입장에선 운송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림은 주된 수입원인 사료 부문에서 원자재 95%를 수입에 의존해 운송비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서진우 기자 / 윤진호 기자 /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