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폐렴 환자들 “우린 어떡해”…입원 못하고 발동동
입력 2015-06-12 11:35 

메르스 사태만 아니었으면 입원치료를 받았어야 할 병세인데...”
폐렴으로 투병 중인 동생을 돌보고 있는 정민철 씨(23. 가명)는 걱정이 크다.
이번주 경기도의 한 종합병원에서 급성폐렴으로 입원치료해야 한다”는 의사 소견을 들었음에도 입원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 씨는 첫 진단 후 입원을 위해 두 시간여동안 응급실에서 대기했는데, 의사가 전국 병원에 입원한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메르스 감염여부 전수조사가 있을 것이라는 기사를 보여주며 자택치료를 권했다”고 전했다. 의사는 정 씨에게 기사에 나오는 것처럼 폐렴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격리병실로 가야만 한다. 굳이 입원하겠다면 말릴 수는 없지만 비용 차이가 크니 통원 치료를 받는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병원의 하루 일반병실 입원료는 1만2000~3만원인 반면, 격리병실 입원료는 28만~38만원에 달한다.

정 씨는 통원치료를 택했지만, 동생의 상태는 좋아지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폐렴환자 격리조치는 정부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서울시내 한 병원 관계자도 폐렴환자는 격리병실에서만 받고 있다”며 일반병실과 격리병실의 가격차이가 큰 것은 둘째치고, 격리병동에 자리가 없어 폐렴환자 입원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력과 상관없이 폐렴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일선 병원들이 폐렴환자의 일반병실 입원을 차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측은 격리병실 입원은 메르스 환자에 국한된 일”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조성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병원들이 메르스 전염 차단을 위해 격리조치를 취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폐렴환자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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