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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악연’ 한화 상대 천적 관계 바뀌나
입력 2015-06-12 05:56 
11일 대구 한화전 패배로 시리즈 스윕을 당한 삼성 류중일 감독이 경기 종료 후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한화 이글스만 만나면 약해지는 올해 삼성 라이온즈다. 수년간 공고히 지켰던 천적 관계도 뒤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은 1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정규시즌 경기서 2-5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최근 5연패에 빠졌다. 류중일 삼성 감독 체제하에 최다연패 타이기록. 여러모로 쓰린 스윕이었다.
역사를 거슬러봐도 지난 2008년 6월10일~12일 경기 이후 2555일만에 당한 시리즈 스윕. 약 7년만에 한화를 상대로 스윕을 당한 것이었다.
올 시즌 상대 전적도 2승6패가 됐다. 최근 몇 년간의 기록과 비교하면 상상도 못했던 스코어다. 삼성은 2013년 한화에게 12승4패, 2014년 11승1무4패로 매우 강했다. 2년 동안 8패를 당했는데 올해 벌써 6패를 당한 것이다.
그렇다고 삼성이 약해진 것도 아니다. SK(2승3패)를 상대로 전적이 열세긴 하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한화가 올해 삼성의 유일한 천적이다.
삼성은 이 2팀 외의 모든 팀에게는 상대전적에서 앞서 있다. LG를 상대로 6승3패, 두산을 상대로 4승, kt에게 4승의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난적 NC를 상대로도 5승4패로 조금 앞서 있다. 넥센(3승3패), KIA(3승3패)와는 정확하게 5할 승부.
삼성이 35승25패로 승차 ‘+10을 기록할 수 있는 비결은 이처럼 특정팀에게 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화가 이 흐름을 흔들고 있다. 확실히 삼성에게는 악연이다. 상대기록만 살펴봐도 올 시즌 삼성이 한화와 얼마나 어려운 승부를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일단 야수들이 고전했다. 팀타율 2할7푼9리를 기록 중인 삼성 타자들은 한화전 8경기 타율이 2할5푼7리로 떨어진다. 상대 팀 타율 중 3번째로 좋지 않은 기록이다.
LG를 상대로 삼성은 팀타율이 2할4푼9리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홈런이 무려 14개나 된다. 이 때문에 득점은 49점이나 뽑았다. 그런데 한화를 상대로는 장타율도 3할9푼으로 떨어진다. 팀 장타율 4할4푼8리보다 약 6푼 정도 낮은 기록. 정확도도 떨어지는데 장타마저 나오지 않으니 득점도 31점밖에 내지 못했다. 경기당으로 환산하면 4점(3.88점)이 채 안된다.
이승엽과 클로이드도 말문을 잃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투수들이 강했던 것도 아니다. 한화 상대 평균자책점 4.44 역시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4.05)을 훨씬 웃돈다. 특히 선발들의 한화전 고전이 악순환의 이어지는 이유기도 했다.
피가로 한화전에 등판해 6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투수들이 모두 한화전서 좋지 않았다. 윤성환이 2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5.54, 클로이드가 3경기 1승1패 4.76, 차우찬이 1경기 1패 9.00, 장원삼이 1경기 7.71로 부진했다.
거기에 더해 올 시즌 한화전서는 드러난 실책(6개)만큼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실수들도 많았다. 한화전서 세 번째로 많은 70잔루를 기록했다는 것은 확실히 곱씹어볼만한 대목이다.
패배의 내용도 아쉽다. 이번 3연전 패배를 제외한 앞선 5패는 모두 2점 차 이내로 진 경우들이었다. 접전 끝의 패배가 선수단에 주는 피로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제 스윕까지 당하며 확실히 한화에게 분위기를 내주게 됐다.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삼성에게는 큰 과제로 남게 된 셈이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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