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성신약, ‘삼성물산’에 ‘메르스’까지 더하나
입력 2015-06-09 16:44 

일성신약이 코스피의 조정 속에서도 이달 들어 10% 이상 급등했다.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분 가치가 부각되며 주가를 한껏 끌어올렸고 생산 중인 ‘리바비린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증요법에 사용된다는 소식도 분위기를 달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성신약 주가가 삼성물산에 연동되며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메르스 치료제 관련 수혜주로 언급하기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실제 치료가 아닌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제에 그치는데다가 전체 사업 규모도 크지 않은 탓이다.
9일 일성신약은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로 인해 전일 대비 3.19% 내린 15만15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에도 불구하고 일성제약은 이달 들어서만 13% 상승해 같은 기간 2.4% 떨어진 코스피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성신약의 주가 상승 이유로 보유한 삼성물산 가치가 부각된 점을 1순위로 꼽는다. 일성신약은 삼성물산 지분 2.05%를 보유하고 있다.

일성신약 주가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밝힌 지난달 26일 삼성물산과 함께 상한가로 치솟았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반대를 밝힌 지난 4일에는 삼성물산이 10.32%, 일성신약이 9.23% 함께 뛰어올랐다. 사실상 일성신약의 주가가 삼성물산에 동종하는 경향이 짙은 셈이다.
이에 더해 날로 확산되는 메르스 우려 또한 일성신약의 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메르스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일성신약이 제조하는 ‘리바비린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일성신약과 LG생명과학, 신풍제약, 진양제약 등이 리바비린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진양제약은 메르스 수혜주로 떠오르며 지난달 29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성신약 관계자는 리바비린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편”이라며 삼성물산으로 인한 주가 상승 역시 기업 외부 요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메르스 테마주에 ‘묻지마 투자를 경고하는 가운데, 일성신약 역시 리바비린 보다는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분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권한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일성신약 주가는 앞으로도 삼성물산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합병 이슈에 따라 삼성물산이 상승할 경우 유사한 흐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연구원은 이어 메르스 확산 우려가 리바비린을 생산하는 일성신약의 주가 상승에 분위기를 형성했을 수는 있으나 사실상 사업가치가 크지 않다”면서 메르스 테마 보다는 거액의 금융자산과 삼성물산의 지분 등으로 인한 현금성 자산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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