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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가 불러온 기현상”…현실감 없다던 ‘감기’, 2년 후 재조명
입력 2015-06-09 14:09 
[MBN스타 박정선 기자] 중동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바이러스인 메르스의 국내 확산으로, 연예계 역시 얼어붙었다. 영화계 역시 산업 저반에 메르스가 큰 타격을 주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극장은 대중들이 군집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메르스의 공포에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일반 상영관의 경우 좌석수가 100~200여 석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관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슈퍼플렉스G의 경우 622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역시나 그 우려는 현실이 됐다. 특히 대목인 주말, 관객들의 발길이 확연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7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토요일인 지난 6일 극장을 찾은 관객은 68만7872명에 그쳤다. 전주 토요일보다 19.2%, 2주전 토요일보다는 23.5% 줄어든 수치다.


투자배급사 NEW는 영화 ‘연평해전 개봉일을 11일에서 24일로 연기했다. 또 8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서 열 예정이었던 서해 수호자 배지 수여식과 영화 시사회,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 예정이었던 VIP 시사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또 10일 진행 예정이었던 ‘암살의 제작보고회 역시 취소됐으며, ‘나의 절친 악당들도 10일 예정이었던 쇼케이스를 취소했다.

영화들이 줄줄이 행사 혹은 개봉을 취소하는 가운데, 오히려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영화도 있다. 바로 영화 ‘감기인데, 이 영화는 개봉한지 2년이 지난 영화다. 장혁, 수애 주연의 ‘감기는 개봉 당시 6~7점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최근 9~10점의 평점을 받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

‘감기는 1초에 3.4명이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사상 최악의 감기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발병해 국가 재난사태가 발령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재난물이다. 극중 정부가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도시를 폐쇄하면서 벌어지는 각종 갈등을 담아냈다. 이 영화는 ‘사스(SARS)를 모티브로 영화로 당시 김성수 감독은 2006년 사스 광풍이 불었을 때 구상된 시나리오다.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영화를 만든 계기를 전하기도 했다.

사실 ‘감기는 개봉 당시 완성도 면에 있어서 혹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상영 중인 작품들을 제치고 포털 사이트 영화 검색 순위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IPTV에서도 증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현재 대중들이 메르스 확산에 따른 공포에 시달리면서 ‘감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미숙한 대응과 시민들의 공포확산으로 인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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