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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리그行 후지카와, 계약도 파격...1G씩 갱신
입력 2015-06-09 07:35  | 수정 2015-06-09 07:40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전 메이저리그 출신의 후지카와 규지(34)는 최근 일본 무대 복귀로 고향인 독립리그 팀을 택해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거기에 더해 계약 내용도 파격적이다. 바로 유례가 없는 1경기 당 매 회 계약 갱신이다.
일본 언론 ‘산케이스포츠는 9일 매우 이례적인 계약 내용이다. 전 메이저리거 후지카와 규지가 8일 고치 시내에서 독립리그 시코쿠 아일랜드 리그 ‘plus 고치 파이팅 독스팀의 입단 회견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후지카와는 이날 100여명의 취재진과 약 20대의 TV 카메라 앞에서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일명 ‘의협심 계약으로 꼽히는 해당 입단에 대해 후지카와는 자신의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헤매지 않고,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하는 것이다”라며 그런 가운데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최대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매일 노력하겠다”는 입단소감을 밝혔다.
후지카와는 11번을 달고 이제 독립리그를 누비게 됐다. 한신에서 통산 220세이브를 올리며 일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던 후지카와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는 부상으로 특별한 커리어를 남기지 못했다. 통산 29경기에 출전해 1승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5.74를 기록한 이후 올해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한신과 2차례 협상을 가졌지만 진전이 없었다. 조건에서 서로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결국 후지카와는 자신과 아내의 고향인 고치의 독립리그 팀을 택했다.
계약 내용도 파격적이다. 후지카와는 고치 파이팅 독스와 1경기 당 매번 계약을 맺기로 했다. 파이팅 독스는 이번 시즌 동안(7월31일 선수 등록 마감) 후지카와의 일본야구기구(NPB) 복귀를 전면 지원할 계획이다.
한신에서 4억엔(약 40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후지카와는 고치 파이팅 독스에서 계약금을 받지 않는다. 거기에 보수도 실질적으로 받지 않는데 무급 대신 본인의 의향에 따라 등판 경기가 흥행 시 티켓 판매금의 10%를 고아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계약도 1경기씩 이뤄지기에 언제든지 유니폼을 벗을 수 있다. 이 계약은 고치 파이팅 독스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다. 해당 구단은 후지카와를 NPB로 연결시켜주는 고리 역할을 자처하며 그의 일본 프로야구 복귀를 기원하기도 했다.
결국 부상으로 아직 제 기량을 찾지 못하고 있는 후지카와의 입장에서는 고향팀에서 뛰면서 몸값을 끌어올려 연내 일본야구 복귀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일본 언론들로부터 ‘파혼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던 한신의 행보도 다른 노선을 걷게 될 전망. 후지카와가 타 구단을 택하지 않았기에 연내 계속 후지카와를 지켜보면서 회복 정도에 따라 연내 재결합도 고려해볼만하다.
현재로서는 후지카와가 한신으로 복귀하는 것은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전망. 다만 많은 구단들이 후지카와의 독립리그 등판을 주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프로야구의 화려함과 고액의 연봉 대신 고향과 가족을 택했다. 평균 월 10만엔(약 89만원) 정도를 받고 비시즌에는 다른 직업을 통해 생계를 꾸리는 선수들과 함께 뛰겠다는 결정.
후지카와는 입단이 결정된 이후 2년 전 인대접합 수술과 재활을 하면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며 나와 아내의 고향인 고치에서 미래의 슈퍼스타가 될 기회를 가진 아이들에게 내가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들의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야구로의 봉사와 사회 재환원의 측면까지 부각되면서 이래저래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후지카와의 독립리그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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