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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사 외에도 5대리그 챔프격파 UCL 우승 있었다
입력 2015-06-09 06:01  | 수정 2015-06-09 09:53
리오넬 메시가 바르셀로나의 2014-15시즌 3관왕 달성 축하행사에서 말하고 있다. 가운데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이다. 오른쪽이 라리가, 왼쪽이 코파 델레이 트로피. 사진(스페인 바르셀로나)=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FC 바르셀로나는 잉글랜드·프랑스·독일·이탈리아 챔피언들을 잇달아 격파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여 극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의 보도와 달리 엄밀히 따지면 역대 첫 성공사례는 아니다.
흔히 ‘유럽 5대 리그라고 하면 스페인·잉글랜드·독일·이탈리아·프랑스 1부리그가 꼽힌다. 수준이나 성적의 부침은 있었으나 상업적인 규모까지 따지면 위상의 큰 변동은 없다.
2014-15 챔피언스리그 우승 과정에서 바르셀로나는 16강부터 맨체스터 시티-파리 생제르맹(PSG)-바이에른 뮌헨-유벤투스 FC를 차례로 꺾었다. 맨시티는 2013-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챔피언이다. PSG와 뮌헨은 이번 시즌 프랑스와 독일 1부리그 3연패,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세리에 A 4연패를 달성했다.
이처럼 바르셀로나는 자신이 속한 스페인 라리가를 제외한 나머지 유럽 5대 리그 챔피언을 모두 무릎 꿇리고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했다. 내외신은 앞다퉈 이러한 업적이 챔피언스리그 최초라고 칭송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는 전신인 ‘유러피언챔피언클럽스컵이 1992-93시즌 개칭된 대회다. ‘챔피언스리그의 범위를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바르셀로나의 ‘유럽 5대 리그 챔피언 격파 우승은 처음이 맞다. 그러나 1955년 시작된 ‘유러피언챔피언클럽스컵까지 포함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영어로는 ‘인터 밀란이라는 약칭으로 통하는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는 1963-64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유러피언챔피언클럽스컵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에서 에버턴 FC를 1·2차전 합계 1-0, 본선 1라운드와 준준결승에서는 AS 모나코와 FK 파르티잔을 합계 4-1로 이겼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준결승을 합계 4-2로 돌파한 후에는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마저 3-1로 꺾었다.
당시 에버턴은 1962-63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팀이었다. 모나코는 프랑스 1부리그, 도르트문트는 1963 독일축구선수권대회, 레알은 라리가 챔피언 자격으로 1963-64 ‘유러피언챔피언클럽스컵에 참가했다. 독일축구선수권대회는 1963-64시즌 분데스리가로 바뀌었다. 잉글랜드 1부리그는 1992-93시즌부터 지금처럼 ‘프리미어리그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따라서 ‘유러피언챔피언클럽스컵까지 따지면 바르셀로나의 ‘유럽 5대 리그 챔피언 격파 우승은 최초가 아닌 인터 밀란에 이은 2번째가 맞다. ‘분데스리가의 범위를 확대하면 3번째일 수도 있다.
故 안젤로 모라티가 인터 밀란 선수단의 축하를 받으며 1963-64 ‘유러피언챔피언클럽스컵 트로피를 들고 있다. 모라티는 1955~1968년 인터 밀란 구단주를 역임했다. 사진=인터 밀란 공식홈페이지
암스테르담 시민극장에서 열린 아약스의 1971-72 ‘유러피언챔피언클럽스컵 우승 축하행사. 가운데 트로피를 들며 웃는 이가 당시 아약스의 에이스이자 불세출의 축구스타 요한 크라위프다. 사진(네덜란드 암스테르담)=AFPBBNews=News1

네덜란드프로축구 최고 명문으로 통하는 AFC 아약스는 1971-72시즌 클럽 통산 2번째로 ‘유러피언챔피언클럽스컵 정상에 등극했다. 본선 1라운드에서 디나모 드레스덴을 1·2차전 합계 2-0, 2라운드에서 올랭피크 마르세유를 합계 6-2, 준준결승에서 아스널 FC를 합계 3-1, 준결승에서 SL 벤피카를 합계 1-0, 결승에서는 인터 밀란을 1-0으로 격파했다.
당시 드레스덴은 1970-71 동독 오버리가 챔피언 자격으로 ‘유러피언챔피언클럽스컵에 출전했다. 마르세유는 프랑스 1부리그, 아스널은 잉글랜드 1부리그, 인터 밀란은 세리에 A 우승으로 참가했다.
동독 오버리가는 독일 통일과 함께 1991-92시즌 서독 분데스리가에 흡수됐다. 분데스리가의 전신 중 하나이므로 넓게 보면 드레스덴에 승리한 아약스도 ‘유럽 5대 리그 챔피언 격파 우승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버리가와 분데스리가는 동시에 운영됐기에 일반적으로 오버리가 우승 기록은 분데스리가와 별도로 취급한다. 아약스는 1970-71 분데스리가 챔피언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이겼어야 했다. 묀헨글라트바흐는 1971-72 ‘유러피언챔피언클럽스컵 본선 2라운드에서 인터 밀란에 합계 2-4로 탈락했다.
2014-15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그친 유벤투스는 인터 밀란만이 성공한 ‘유럽 5대 리그 챔피언 격파 우승을 바르셀로나에 허용하고 말았다. 같은 세리에 A 소속팀으로 다소 미안함을 느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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