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민연금, 합병 문제제기 해야"
입력 2015-06-08 17:50  | 수정 2015-06-08 23:36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반대에 나선 것은 삼성이 자초한 것이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건에 대해 8일 논평에서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달 26일 양사가 합병 계획을 발표했을 때도 합병비율에서 삼성물산이 저평가됐고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일반 주주들을 희생시켰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처럼 경제개혁연대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측과 한목소리를 내면서 엘리엇이 이미 국내 기관이나 시민단체들과 연대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주 국민연금과 삼성그룹 등 주요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역설하는 공식 문서를 보내 주주 간 규합에 나선 데 이어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엘리엇은 올해 2월께 삼성물산 측에 합병 여부를 질의하는 등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한 정황도 포착됐다. 당시 삼성물산 측은 합병 계획이 없다고 밝혔는데 약 3개월 후 전격 합병을 발표했다. 엘리엇 홍콩법인 관계자들이 2월 전후로 방한해 한국의 관련 기관과 관계자들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개혁연대는 특히 이날 논평에서 국민연금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했다. 현재 주주와 시장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의 시너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어 국민연금의 결정이 중요한 상황이고, 국민연금이 삼성 측에 합병비율이나 사업 시너지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을 요구하거나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매경과의 전화통화에서 엘리엇 측과 접촉했거나 연대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며 답을 피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재벌개혁과 지배구조개선을 외쳤던 대표적 기관이고 인물인 만큼 적극적인 연대까지는 아니더라도 향후 체계적인 대응 차원에서 충분히 교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