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울산 영축사지 고려 유물 출토 "영축사, 감은사에 버금가는 규모의 사찰"
입력 2015-06-08 17:15 
울산 영축사지 고려 유물 출토/ 사진=울산박물관 제공
울산 영축사지 고려 유물 출토 "영축사, 감은사에 버금가는 규모의 사찰"

울산 영축사지 고려 유물 출토

울산 영축사지에서 고려 유물이 출토된 가운데 울산박물관은 울산 영축사가 경주 감은사에 버금가는 규모의 사찰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13년 울산박물관은 영축사지 유적을 1~2차에 걸쳐 조사한 결과, 영축사는 통일신라 시대(683년) 쌍탑일금당식(雙塔一金堂式) 가람으로 중심 사역지의 전체 규모는 동서 길이 69.5m, 남북 길이 56.5m로 조사됐습니다.

이같은 규모는 비슷한 시기에 건축된 경주 감은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영축사는 감은사에 버금가는 사찰이었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울산박물관(관장 신광섭)이 발굴조사 중인 영축사지에 대한 올해 제4차 발굴조사 결과 이미 각종 석재가 붕괴된 상태인 동탑(東塔) 동북쪽 모서리에서 동쪽으로 2m 떨어진 지점 표토를 걷어내다가 한꺼번에 묻어 놓은 이들 청동유물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거꾸로 엎은 청동시루 아래서 향로가 넘어져 반쯤 걸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나아가 시루 안에 꽉 찬 흙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청동완과 시루의 나머지 손잡이 한쪽도 함께 확인됐습니다.

조사단은 출토 상태로 보아 지름 50㎝인 구덩이를 파서 청동향로를 놓고 그 위에 뚜껑 용도로 청동완을 덮은 다음에 그 위에 다시 청동시루를 덮어 묻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높이 25.7㎝, 바닥지름 23.5㎝인 청동향로는 세 개 다리가 달린 원형받침에 몸체를 얹은 형태로 다리와 받침, 몸체를 따로 만들어 각각 3개 못으로 고정해 완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사단은 제작기법과 형태 등을 볼 때 현재까지 발견된 향로 중 비교적 이른 고려 전기(11~12세기)에 만들었다고 추정했습니다.

더 관심을 끄는 유물은 청동시루. 높이 24㎝, 입지름 42㎝, 바닥지름 37㎝인 이 시루는 몸체가 원통형이며 중간 지점에 손잡이가 있습니다.

바닥은 2단으로 나누어 코끼리 눈 모양인 안상문(眼狀文)을 뚫었습니다. 바닥에 몇 군데 수리 흔적이 있는 점으로 보아 오랜 기간 사용했다고 추정됩니다.

고려시대 청동시루로는 청주 사뇌사지 출토품이 있기는 하지만 출토 당시 완전히 파손된 상태라, 영축사지 청동시루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완전한 형태로 발견되는 가장 이른 시기 금속제 시루로 보인다고 조사단은 덧붙였습니다. 같이 출토된 기와 등의 유물을 감안할 때 청동향로와 같은 시기 유물로 짐작됐습니다.

청동시루는 불교 의식 때 떡이나 밥 등을 쪄서 불전(佛殿)에 바치는 용도로 사용됐다고 추정됩니다.

청동완은 고려시대 전형적인 청동제 그릇 형식입니다. 지름 15.5㎝, 높이 9.5㎝인 이 청동향로는 발견된 모습으로 볼 때 이곳에 묻을 당시에는 원래 용도가 아닌 청동향로 뚜껑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단은 전했습니다.

이들 청동유물 3점은 일괄로 발견됐다는 점에서 청주 사뇌사지, 경주 망덕사지, 서울 도봉서원에서와 같이 소위 퇴장 유물(退藏遺物)이라 해서 전란 등과 같은 비상시에 약탈에 대비해 묻어둔 것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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