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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보호망 논란...선수들은 “확대해야” 구단은 ‘외면’
입력 2015-06-08 08:42 
지난 6일(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는 부러진 배트에 관중이 머리를 맞고 심하게 다치는 사고가 벌어졌다. 사진(美 보스턴)=ⓒ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지난 주말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일어난 비극은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
‘FOX스포츠의 메이저리그 중계 사이드 리포터이자 칼럼니스트인 켄 로젠탈은 8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칼럼을 통해 지난 주말 일어난 사고는 예방 가능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 도중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오클랜드의 브렛 라우리가 타격하던 도중 부러진 방망이가 관중석으로 날아갔고, 이는 앞좌석에 앉아 있던 토냐 카펜터라는 여성의 머리를 강타했다.
보스턴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생명에 위협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자신의 친구,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던 그는 예상치 못한 변을 당했고, 현재는 병원에서 회복중이다.
로젠탈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지난 2007년과 2012년 진행된 두 차례 노사협약 협상 과정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보호 그물의 확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홈플레이트 바로 뒤편에만 있는 그물을 파울 폴대 구역까지 확장할 것을 요청했지만, 구단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구단주들이 이 요구를 반대한 이유는 그라운드 앞에 자리한 비싼 가격의 좌석들이 갖고 있는 프리미엄이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선수 노조 협상 위원회의 멤버 중 한 명이었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투수 브래드 지글러는 몇몇 구단주들은 가장 비싼 가격의 좌석을 구매한 팬들의 분노를 두려워했다. 보호 그물을 설치하면 팬들이 선수들과 직접 마주치며 사인을 받고 공을 선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그것이 팬들의 불만을 사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구장은 강한 타구가 날아오는 홈플레이트 뒤편을 제외한 나머지 관중석에는 그물이 없다. 때문에 파울 타구나 배트에 팬들이 다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사망 사고는 한 차례 있었다. 지난 1970년 다저스타디움에서 경기를 보던 14세 소년이 매니 모타가 때린 라인드라이브 파울 타구에 맞아 숨진 것이 유일한 사망 사고였다.
위험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구장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메이저리그와 구단들은 관중들의 흥미를 반감시킨다는 이유로 이를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외면만 하기는 어려워졌다.
이 문제는 오는 2016년 진행될 노사협약 협상 과정에서 논의 주제 중 하나로 부각될 예정이다. 뉴욕 양키스 선수 노조 대표인 크리스 카푸아노는 로젠탈과의 인터뷰에서 뭔가 나쁜 일이 생기기 전에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지난 노사협약 때도 이 문제를 논의했고, 이번에도 다시 한 번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관중 사망 사고 이후 안전시설을 보강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02년 콜럼버스 블루자켓스의 경기를 보던 브리태니 세실이라는 13세 소녀가 퍽에 맞고 이틀 뒤 사망했다. 브리태니의 부모는 NHL사무국, 구단, 체육관 관리 측과 120만 달러 보상금에 합의했다. 이후 NHL 경기장에는 퍽의 관중석 진입을 막는 그물이 설치됐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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