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파이시티·DMC랜드마크·파크원·파인트리…서울 대형 개발사업 `기지개`
입력 2015-06-07 17:10 
서울 시내 곳곳에서 한동안 멈춰섰던 대형 개발사업 재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사업장에 돈과 사람이 다시 몰리면서 기대감도 높아졌다. 부동산 경기 회복 영향이 크다. 감정가 3조3000억원인 강남구 삼성동 한전 용지가 지난해 10조5500억원에 매각된 것은 과도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인허권을 쥔 서울시 정책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 금융권 등에 따르면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사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지 매각 등 사업자 선정 조건과 관련한 용역 결과가 나오면 감정평가를 거쳐 다음달에는 매각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DMC 랜드마크 사업은 2012년 6월 중단됐다. 총 3조6000억원 사업비를 투입해 133층, 640m 높이 랜드마크빌딩(서울라이트타워)을 올린다는 구상은 서울시와 사업시행자 간 사업 무산 책임을 둘러싼 법적 공방만 남긴 채 물거품이 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100층 이하로 층수를 낮춰주고 주거비율을 높이는 등 용지 공급 조건을 바꾸고 과도한 기부채납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국이든 중국이든 하겠다는 사업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허가 비리 의혹, 시행사 파산 등으로 프로젝트 착수 후 10년 넘게 표류하고 있는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도 재개 움직임이 활발하다. 강남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노후된 화물터미널을 2조4000억원을 들여 물류와 상업, 업무 기능을 접목시킨 초대형 복합유통단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지난 4일 실시한 예비입찰에 다수의 국내외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관계자는 "예비입찰 가격 등을 검토한 후 본입찰 일정을 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격이 관건이라는 뜻이다. 2013년 STS개발 인수 예정가는 4500억원이었다. 당시 공시지가는 5200억원이었지만 2~3년 걸리는 서울시 인허가 부담을 사업자가 모두 지기로 해 가격이 낮게 책정됐다.
이 사업을 잘 아는 관계자는 "인허가 부담이 커 현재 공시지가 6000억원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며 "채권단이 사전에 서울시와 인허가 관련 협의를 충분히 해 토지이용계획, 건축계획 등을 어느 정도 확정한 후 매각에 나섰다면 훨씬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근 토지 4만6000여 ㎡에 총사업비 2조3000억원을 투입해 72층·56층 오피스 빌딩 2개동과 30층 최고급 호텔 1개동, 6층 쇼핑몰 1개동 등으로 개발하는 파크원 사업도 물밑에서 재개 움직임이 활발하다.
2006년 서울시 건축허가를 받고 2007년 착공했지만 2010년 통일교 재단과의 법적 분쟁으로 공사가 중단된 프로젝트로 지난해 7월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시행사인 Y22 손을 들어주면서 공사 재개를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사라진 상태다. Y22 관계자는 "현재 2조원 사업비 조달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주력하고 있다"며 "오는 9월 공사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PF만 성사되면 별도의 서울시 인허가 없이 기존 설계대로 공사를 재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산 자락에 3년간 흉물로 방치돼 있는 파인트리 콘도 사업도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랜드가 현재 인수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인허권을 쥔 서울시와 강북구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공사 재개에 대비하고 있다. 시민·환경 단체 반발이 큰 사업인 만큼 공공성·공익성 확보 방안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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