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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 공포증…프로야구 흥행에도 ‘직격탄’
입력 2015-06-05 22:21 
5일 목동 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목동)=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가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 확산 공포증에 직격탄을 맞았다. 5월 이후 관중 증가 추세로 바뀐 KBO리그는 300만 관중 돌파 직후 메르스 공포증 여파로 관객수가 대폭 줄었다.
5일 잠실·목동·대전·마산 등 4개 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경기에 총 2만1061명이 입장했다. 평균 관객수는 5265명. 시즌 300만 관중을 돌파한 지난 4일까지 경기당 평균 관객수 1만1256명보다 크게 낮은 입장관객 수치다.
전날(4일) 잠실·수원·목동·마산·포항구장 등 5경기에 총 4만2808명이 입장해 평균 관객수 8562명을 기록한데 이어 이틀 연속 야구팬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프로야구는 올 시즌 개막 이후 4월까지 1만26명이었던 평균 관객이 5월에는 평균 1만2716명으로 26.8% 증가하는 등 화창한 날씨로 인해 흥행몰이를 하며 관객수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던 시점이었다.
메르스 확산 추세는 국민들의 공포감을 급증시키고 있다. 이미 많은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 등은 휴교·휴원령이 내려졌고, 다중이용시설에도 사용제한 가능성이 제기 되는 등 확산 방지와 예방을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메르스 공포증은 프로야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5일 잠실구장은 7640장의 티켓이 팔리며 올 시즌 LG 최소 관중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만7564명의 절반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LG 구단 관계자는 금요일 SK전의 경우 1만5000명 정도 관중을 기록하는데 1만명도 기록하지 못했다. 메르스 여파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24회의 홈경기 중 12회의 매진(평일 4회)을 기록하는 등 전년 대비 23%의 높은 관객 증가율을 보이던 대전구장도 4427명에 그쳤다. 평균 8170명에 절반 수준이다. 마산구장은 5934명으로 집계됐고, 전년 대비 9% 증가 추세였던 넥센도 3060명에 불과했다.

특히 수원 지역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급속도로 퍼진 신생팀 kt는 평균 8863명을 끌어 모으며 첫 해 관객 유치에 성공했으나, 지난 3, 4일 수원구장을 찾은 관객이 각각 2208명, 2009명으로 대폭 감소하며 가장 큰 악영향을 받고 있다.
각 구단들도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kt 구단은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위생 마스크를 무료 배포하고 전광판을 통해 메르스 예방 수칙을 방영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으나 줄어든 관객을 다시 끌어 모으기 역부족이었다. 선수단도 전날(4일) 마스크를 받아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양상문 LG 감독은 선수단에도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나도 출근길에는 사람이 적어 착용하지 않았지만, 퇴근길에는 마스크를 착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O는 메르스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정부 대응 지침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각 구단에 구장 내 예방 및 안전 조치를 취하라는 지침을 내려 보낸 상태”라고 밝힌 상태. 하지만 메르스 공포증이 날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야구장에 다녀간 사례까지 나올 경우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는 불안감에 빠져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이날 경기가 열린 각 구장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열혈 야구팬들이 등장했다.
메르스 확산 공포증으로 한산한 목동야구장.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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