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행중심 지주사 독과점 개편하고 투자금융 키워야
입력 2015-06-05 17:30  | 수정 2015-06-05 19:34
"금융산업 개편을 통해 고위험을 부담할 수 있는 투자금융이 활성화돼야 합니다."
장하성 신임 한국금융학회장(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은 5일 매일경제와 전화 인터뷰에서 신성장산업을 키우기 위해 투자금융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날 열린 한국금융학회 정기총회에서 제25대 학회장으로 선출됐다. 장 신임 회장은 "현재 한국에는 위험을 부담하고자 하는 금융사가 없는 상황인데 투자은행들도 부동산개발투자 등 변형된 대출을 하고 있다"며 "결국 금융사들이 새로운 벤처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신임 회장은 투자금융 활성화를 위해 금융산업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투자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 계열회사가 되면서 위험을 회피하는 관행을 갖게 됐다"며 "최근에는 시장 역동성이 떨어지다 보니 금융지주사 내에 권력을 다투는 문제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 은행지주사들이 독과점 형태를 띠고 있어 사실상 국제경쟁력 강화와 같은 본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얘기다. 장 신임 회장은 "현재는 돈의 다양성이 필요한 상황으로 고위험·고수익을 노리는 자본이나 금융사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비은행 금융지주가 강화되거나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 헤지펀드 등이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이슈에 대해 '정치 불간섭'이 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신임 회장은 "금융회사는 투명성과 책임경영이 담보돼야 하는데 그동안은 내부 권력다툼과 정권유착으로 (자율성이) 더 악화된 것 같다"며 "(6월 국회에서 상정될)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정치권 압력에 대한 감독 규정이 없다면 금융을 정권의 전리품처럼 생각하는 관치금융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신임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경영학 박사)를 졸업했으며 한국재무학회 회장, 한국증권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2006년에는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투명한 이사진을 구성하고 가치를 높이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 출시를 주도했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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