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모비스·삼성전자·SK텔레콤, 엘리엇發 공포로 떨고있나
입력 2015-06-05 16:10  | 수정 2015-06-05 21:32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삼성물산을 공격하면서 이와 유사한 상황에 있는 기업들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5일 현대모비스 주가는 전날보다 1만500원(5.16%) 오른 2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모비스가 삼성물산과 마찬가지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투자자 인식이 강했던 만큼 '엘리엇 사태'를 지켜본 현대모비스가 앞으로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연말에 각각 4490억원, 220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현대모비스는 자사주 매입을 전혀 하지 않았다. 시가배당률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1.78%와 1.91%였지만 현대모비스는 1.27%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주주들은 현대차그룹이 일부로 현대모비스 주가를 억누르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높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지분율이 23.29%에 달하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등 경영권 승계 관련 시나리오들이 가능하려면 현대모비스 주가가 낮은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50.16%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30.17%)보다 훨씬 높다. 현대모비스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삼성물산 최대주주 측 지분율(13.99%)보다 월등히 높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9.9배 수준으로 코스피 상장기업 전체 PER(16.2배)보다 훨씬 낮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메리츠종금증권은 "삼성전자가 전 세계 반도체업체 중 가장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주들이 우려했던 삼성전자-삼성SDS 합병설은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가 지난 3일 투자설명회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내년쯤에는 또다시 합병 가능성이 불거질 수 있다.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율이 0.57%에 불과한 이상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는 게 대주주 입장에서 좋을 게 없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낮은 것은 기본적으로 실적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지만 지배구조 이슈가 겹쳐지면서 훨씬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역시 SK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해 있다. SK 합병지주회사가 IT 서비스 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SK 합병지주회사가 보유하게 되는 IT 서비스 자회사 지분을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과 맞교환하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SK텔레콤 주주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엘리엇 사태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주주의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5일 이들 종목 주가는 모두 소폭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주가는 각각 전날보다 0.3%, 0.83% 상승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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