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 땅 공모 `썰렁`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야심차게 진행한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용지 공모전이 사실상 '흥행 실패'로 끝났다. 위례와 동탄2, 김포한강신도시까지 수도권 인기 택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실제 주판알을 굴려본 기업들이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판단해 신청을 주저하고 있어서다.
4일 LH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뉴스테이 1차 공모지 사업신청서 접수에는 고작 5곳의 기업이 몰리는 데 그쳤다. 지난달 초 진행한 참가의향서 접수에 총 78곳의 기업이 참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동탄2신도시 용지에는 대우건설과 한화건설만 신청서를 제출했다. 면적 6만3036㎡에 전용면적 60㎡ 이하 658가구, 60~85㎡ 477가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다. 당초 이곳에 의향서를 냈던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 반도건설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관심이 뜨거웠던 위례신도시도 비슷하다. 지난달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30곳에 달했지만 이날 실제 사업신청까지 한 곳은 대림산업과 한양 2곳뿐이었다. 김포한강신도시에는 금성백조주택이 단독 입찰했다. 의향서를 냈지만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들은 하나같이 '수익성이 의심된다'고 입을 모았다.
위례 용지에 의향서만 내고 이번에 신청하지 않은 GS건설 관계자는 "기대한 수준의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분양 가구 수도 너무 적어 사업성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용지 세 곳에 모두 출사표를 던졌던 호반건설도 마찬가지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 논의 결과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다른 용지가 나오면 다시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초기비용이 너무 높아 회사 내부에서 사업타당성을 따져봤을 때 밀어붙이기 어려웠다"고 귀띔했다.
당초 참여 의사를 내비쳤던 신탁사와 시행업체들은 "공모 자체가 시공사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이번에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단독으로 참여하기에는 부담되는 사업모델"이라며 "다음 공모때는 다른 시공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모 실패로 향후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는 LH와 국토교통부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일단 LH는 다음주 중 신청서를 접수한 기업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달 안에 2차 용지 3~4곳의 추가 공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나마 LH 보유 택지 가운데 흥행 가능성이 높았던 1차 용지에도 관심이 미미했던 만큼 2차 공모 흥행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