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리뷰]‘에벌리’, 총칼 난무…언뜻 ‘킬빌’이 떠오르기도
입력 2015-06-04 13:4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타이코(와타나베 히로유키)가 이끄는 폭력 조직에 납치돼 고급 아파트에 갇힌 채 성매매 여성으로 살게 된 에벌리(셀마 헤이엑). 더는 조종당하지 않겠다며 타이코 조직에 맞서 싸운다.
화장실에 숨겨둔 권총으로 조직원들을 하나둘씩 처치해 버린다. 4년 전 봤던 딸과 엄마를 다시 보고 싶다는 바람이 이 지옥 같은 곳에서 빠져나가게 하는 희망의 원동력이다.
하지만 타이코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에벌리를 돕기 위해 배관공으로 위장해 화장실에 권총을 숨겨뒀던 경찰은 목이 잘린 채 상자에 들어가 있다. 이미 에벌리의 계획을 알고 있던 것. 조직원들은 계속해서 에벌리의 목숨을 노리고, 아파트로 들이닥친다.
영화 ‘에벌리는 총과 칼이 난무한다. 손과 다리, 머리가 잘리거나 터지는 건 다반사다. 폭탄도 등장한다. 황산을 뒤집어쓰고 살갗이 벗겨진 잔혹하고 징그러운 모습이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기발한 설정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거부감이 드는 장면일 수도 있다.

액션이 가미된 전형적 슬래셔 무비에 속한다. 그래도 마니아들은 좋아할 만 요소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나름 유머 코드도 잊지 않았다.
그동안 모았던 돈을 들고 빠져나가 엄마, 딸과 다른 삶을 살려고 했지만 계속 나타나는 타이코 부하들과 맞서면서 탈출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 에벌리. 다른 방에 사는 할머니의 가족이라고 속이는 방법을 알려 자신의 딸과 엄마가 고급 아파트에 들어오게 한다. 엄마에게 돈을 쥐여주고 빠져나가게 하려는 전략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셀마 헤이엑이 충분히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던 것을 예감할 수 있는 비명과 알몸으로 처음 등장해 기대감을 높인 것과 달리, 중반 이후 아쉬움이 가득하다. B급에서 느껴지는 신선함도 떨어진다. 가학이 스크린을 압도한다.
그래도 셀마 헤이엑의 강렬한 액션은 볼거리를 위해 많이 노력하고 고생한 티가 역력함을 온전히 보여준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이 생각나는 관객도 있을 법하다. 92분. 청소년 관람불가. 4일 개봉.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