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꼬마빌딩 급구" 부동산업자보다 바쁜 은행들 왜?
입력 2015-06-03 17:37  | 수정 2015-06-03 23:49
# 최근 A씨는 하나은행을 통해 서울 강남 인근에 수익률 연 5%가 기대되는 상가 건물을 매입했다. 의류매장이 상가 전체를 임차해 임대수익이 보장되는 알짜 건물이었다. A씨는 매매가 35억원짜리인 건물을 사기 위해 종잣돈 9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26억원은 하나은행에서 연 3%대 대출을 받았다.
연간 임대수익에다 관리신탁 수수료와 대출이자 등을 뺀 금액을 순투자금 9억원으로 나눈 순투자수익률은 연 8%로 뛴다.
A씨는 건물에 대한 관리 신탁 서비스도 하나은행에 맡기기로 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센터장은 "요즘 찾기 힘든 귀한 매물이었다"며 "은행으로서는 부동산 컨설팅 한 건으로 PB 고객을 유치해 관리 신탁 수수료와 대출까지 받아냈으니 '1타 3피' 효과를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하면서 부자들 사이에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시중은행 PB들이 직접 부동산 중개업체 등에 발품을 팔면서 '알짜' 매물을 확보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이동현 센터장은 "연예인이나 의사 같은 전문직 고소득자 중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 수익형 부동산에 장기 투자하려는 고객이 많다"며 "최근 자녀에게 증여할 목적으로 상가 건물을 찾는 부모도 많다"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부동산투자자문업 등록 인가를 받아 소비자에게 직접 수익성 상가를 소개하는 등 심층 컨설팅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고 있다. 작년 12월 말부터 올해 5월까지 신한은행이 성사시킨 부동산 투자자문 건수는 총 8건으로 수수료 수익 약 2억5000만원을 거둬들였다.
김일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투자금액이 30억원 넘는 수익형 상가에 대해 자문하고 있으며 서울 청담동과 압구정동 등 강남 일대 상가와 서울 중구 빌딩 등이 대상"이라며 "장기 임차인을 확보해 투자자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도록 자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으로서는 '노른자 부동산'이 대출이나 신탁관리 수수료 같은 부수적인 수입을 가져오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수익형 부동산 신탁관리 서비스만 현재 50여 건(기준가액 기준 약 3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최근 저금리 기조로 최저 연 3%대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레버리지 투자 효과를 노린 자산가들이 대출도 많이 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부동산투자자문업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정기적으로 수익형 상가를 찾아 고액 자산가들에게 투자할 만한 곳을 제시하면서 좋은 부동산 매물을 찾는 방법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건물이 쉽게 시장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특히 PB들은 임대료가 단기적으로 부풀려진 상가 건물에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이동현 센터장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 현재 수익률만 보면 위험하다"며 "임대수익이 유지될 수 있는지, 주변 상권이 확장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미정 기자 /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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