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존 치료제와 완전히 다른 신약 속속 등장
입력 2015-06-02 15:27 

다양한 질환 분야에서 치료의 판도를 바꾸는 신약들이 환자들의 이목을 끌고있다. 환자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게임체인저(Game Changer)를 만드는데 제약사들이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게임체인저는 시장에 침투할 뿐 아니라 기존 치료 방법도 바꿔놓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기존 주사제로 치료 가능했던 질병들을 간편하게 먹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부작용이 있거나 복용이 까다로운 약은 아무리 효능이 좋아도 치료에 한계가 있다. 복약순응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환자가 임의로 약 먹기를 포기하거나 중단한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병은 만성으로 접어들어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
C형 간염은 바이러스로 인해 간에 감염되는 질환으로 예방 백신이 없고 인지도도 낮아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C형간염은 국내에서 20대 성인 인구 0.78%의 유병율을 보이고 있다. 대개 항바이러스성분 리바비린과 인터페론 주사가 함께 처방된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는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C형 간염을 먹는약으로도 치료할 수 있는 두 가지 성분(다클라타스비어, 아수나프레비어)을 함께 복용하는 치료제로 시판 허가를 받았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중년에게 주로 발생해 치료제 사용이 늘고 있다. 한 번 발병하면 거의 평생을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기에 앞으로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시장의 상승 곡선은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하는 바이오 의약품 대표주자는 TNF-a 억제제다. 2013년 주요 TNF-a 억제제 제품 5개의 국내 합계 매출액은 1000억원을 넘었다. 2014년에는 20% 성장한 12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바이오 의약품은 모두 주사제라는 단점이 있다. 지난 4월 한국화이자제약은 경구용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젤잔즈를 출시했다. 기존 제제들이 모두 주사제인 것과 달리 먹는 약이라는 점에서 특화된 약이다. 1회에 1알씩, 하루 2회 복용하면 염증성 단백질인 ‘사이토카인이 사용하는 세포내 신호전달 경로인 ‘JAK(야누스 키나아제)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사이토카인 증가를 막아 증상 진행을 억제한다.
정부가 퇴치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 1위다. 특히 기본 치료성분(이소니아지드, 리팜핀)에 모두 내성이 있어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 결핵 환자 수도 단연 1위다. 50년 만에 개발된 결핵 신약 서튜러(얀센)와 델티바(오츠카제약)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잇따라 국내 허가를 받은 이들 신약은 기존 치료제와 다른 방식으로 결핵균을 무력화시켜 다제내성 결핵의 치료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먹는약의 제형을 바꿔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제약사들도 있다. 차병원그룹 계열의 CMG제약은 정신분열증 치료를 위한 개량신약 물질 아리피프라졸(구강붕해필름 10mg)에 대해 제형을 변경한 제네릭 의약품으로 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또 최근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 임상1상 진입을 승인받았다. CMG제약의 아리피프라졸은 기존 일본계 제약사 오츠카의 오리지널 의약품 아빌리파이와 같은 성분이지만 입에 녹여먹는 필름제제로 제형을 변경한 개량신약(제형 변경 제네릭) 물질이다. 기존 정제의 경우 반드시 물과 함께 먹어야하는데 정신질환치료제의 일반적 부작용인 연하곤란증이 유발돼 복용이 쉽지 않았다. 연하곤란증이란 목에 이물질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상태를 뜻한다. CMG제약의 아리피프라졸은 물 없이 입에 녹여 먹을 수 있어 복용 편의성이 높고 휴대하기도 편리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해당 성분의 구강붕해필름형 제제로 미국 임상 승인을 받은 것은 CMG제약이 최초다. 오리지널 제품 대비 제형만 바꾼 것이기 때문에 임상1상만 마쳐도 FDA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최종 허가는 내년께 이뤄질 전망이다.
항암치료제 분야 역시 다양한 게임체인저가 등장하고 있다. 유방암 분야에서 화학요법제보다 유방암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 생존율을 높일수 있는 표적치료제와 세포독성 항암제를 결합한 접합체 치료요법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로슈의 캐싸일라는 세포 이입 전에 세포독성 구성성분이 분비되지 않아 항암 치료과정에서 정상 세포 손상을 최소화해 암세포를 정밀 타격한다.
기존 항암제와 달리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과 싸워 낼수 있도록 하며 암세포 변형으로 발생하는 내성 문제나 부작용을 줄이는 면역항암제도 치료법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선 BMS의 ‘여보이(이필리무맙)와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오노약품의 ‘옵디보(니볼루맙) 등 치료제가 면역항암제로 허가됐다.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