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좋자고 쓴 화장품이 피부 건강을 해친다고?
입력 2015-06-02 10:54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은 피부가 손상되기 쉬운 계절이다. 외출하기 위해 발랐던 피부가 땀과 뒤범벅이 되어 피부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온이 높아지면 피부속의 수분이 부족해 유분과 수분의 밸런스가 깨지게 되고 하루 종일 피부가 번들거리게 된다. 또한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건조한 실내공기, 잦은 샤워는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 여름은 햇빛 속의 자외선이 매우 강해져 피부가 평소보다 푸석푸석해지고 각질이 잘 일어나게 된다.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 너무 진한 화장은 자칫 부작용을 유발할 수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본 안티에이징 전문가인 우츠기 류이치 박사는 ‘화장품이 피부를 망친다(청림라이프 출간)라는 책에서 스킨과 로션은 피부에 과도한 수분을 공급해 피부를 극도의 건성으로 만들고, 클렌징은 기미, 주름, 처짐, 칙칙함의 원인이 된다”며 화장품이 피부건강을 망치는 주범으로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지나치게 많이 바르면 아예 안바르는 것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류이치 박사는 화장품을 끊으면 피부가 금세 깨끗해진다”며 가급적 ‘바르지 마라‘문지르지 마라‘너무 씻지 마라라고”고 조언한다. 음식도 과식을 하면 배탈이 나듯이 화장품도 너무 많이, 진하게 바르면 피부를 해친다는 얘기다.
류이치 박사가 진료한 환자를 보면 피부가 건강한 사람은 전체 환자의 10~20%박에 되지 않고 나머지 80~90%는 화장품 과사용에 따른 염증투성이라고 밝혔다. 크림이나 미용약과 같은 기초 화장품을 바르면 당장 윤기가 흐르고 촉촉해져 상당히 건조한 피부라도 그 순간 만큼은 매우 좋은 피부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지만, 사용을 중단하면 바로 피부가 댕기고 하얗게 떠서 쫙쫙 갈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화장품을 쓰는 나라다. 다른 나라는 화장품시장이 줄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성장세를 타고 있다. 한 수입화장품 회사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화장품 2~3개, 이웃나라 일본은 6~7개를 쓰지만 한국은 그 보다 많은 8개가 평균 화장품 사용 개수다. 세계 여성이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화장품 개수가 하루 4~5개이지만 한국 30대 여성은 무려 15개까지 바르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화장품 생산실적은 연평균 10.5%씩 성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이 8조9704억원으로 전년도보다 12.5% 증가했고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도 10.5%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화장품은 계면활성제와 오일의 폐해, 방부제의 폐해, 문지르는 것의 폐해, 지나친 클렌징의 폐해 등이 적지 않다.
화장을 할때 자주 세게 피부를 문지는 것은 피부에 상처를 준다. 또한 문질러 피부에 자극을 주면 표피 속의 멜라노사이트라는 색소세포를 활성화시켜 멜라닌을 증가시켜 피부를 칙칙하게 만들고 기미가 생기는 원인이 된다. 자가보습인자는 한번 벗겨지면 건강한 피부로 재새될때까지 3~4일은 걸린다. 그러나 많은 여성들은 클렌징하면서 문지르고 얼굴을 씻으면서 문지르고, 또 수건으로 문지르고, 화장수나 유액을 화장 솜에 묻혀 문지르고, 크림을 문질러 바르는 행위를 반복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피부가 세포분열을 멈춰 피부가 얇아지고 위축되어 피부 결이 사라지게 된다. 피부 결은 피부의 건강과 아름다움의 척도로 피부표면에 있는 촘촘한 그물코 모양의 홈을 말한다. 결이 촘촘하고 하나하나의 형태가 분명한 피부일수록 탄력이 있고 촉촉하다.
피부는 인체에서 가장 큰 장기로 어른의 총 피부면적이 1.6㎡나 되고 무게는 3~4kg이나 된다. 피부는 피부 표면을 감싸는 매우 얇은 표피와 그 밑에 있는 두껍고 튼튼한 진피로 이뤄진다. 표피는 두께가 0.04~0.07mm이지만 진피는 표피보다 약 10배 두껍고 탄력적이고 튼튼한 콜라겐선유와 이를 만들어내는 선유아세포로 형성돼 있다. 피부가 탄력있고 탱탱한 것은 바로 진피의 콜라겐선유 덕분이다.
피부는 왕성한 자생능력이 있어 화장품을 사용해 인위적으로 관리하지 않아도 자연히 건강하고 고운 피부가 된다고 류이치 박사는 주장한다. 촉촉하고 맑은 피부를 위해 사용하는 수많은 화장품이 오히려 피부트러블 및 피부노화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피부가 건조할때는 바셀린을 바른다.
이상적인 피부는 ‘촉촉한 피부가 아니라 ‘보송보송한 피부다. 화장수나 크림을 발라 피부표면을 촉촉하게 만들면 각질세포가 건조해지지 않아 잘 벗지지 않게 된다. 각질세포가 떨어져 나가지 않으면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각질세포는 피부표면에서 3~4일간 건조함과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다가 때가 되면 저절로 떨어져 나간다. 바로 밑의 각질세포에게 그 역할을 넘겨주고 사라진다. 피부는 세포가 태어나서 죽으면 그 자리에 항상 새로운 세포가 채워진다. 이를 ‘피부의 신진대사라고 하는데, 이것에 의해 새로운 세포가 항상 피부에 공급되고, 그 결과 피부는 항상 신선한 상태를 유지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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