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두번 엎어진 인터넷 전문은행 이번엔 정말?
입력 2015-06-02 10:41 

우리은행은 최근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WiBee) 뱅크를 출범시켰다. 은행 내 별도 사업부 형태로 만들어진 위비뱅크는 중금리 대출 상품과 간편송금 서비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안에 허가를 내 줄 인터넷 전문은행 수익모델을 미리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다. 우리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권을 따낼 수 있다면 아마도 위비뱅크를 토대로 사업의 초안을 짤 가능성이 높다. 허가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위비 모바일 대출은 SGI서울보증과 협약해 출시한 중금리 서민금융 상품으로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한 상품이다. 은행권 최초로 타행 공인인증서로 대출을 할 수 있다. 본인 확인을 위해 휴대전화 사진 촬영을 통한 비대면 본인 확인을 시범 적용했다. 간편송금 서비스인 ‘위비 모바일 페이는 처음 한 번만 핀번호를 등록하면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가 없어도 하루 최대 50만원 범위 안에서 계좌거래를 할 수 있다.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모델이 점차 구체화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안에 인터넷전문은행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가장 화두에 오르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 방침과 적정 자본금 규모 등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이 담겨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쉬움을 표시한다.
한국도 알고보면 두 번이나 인터넷은행을 세울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다 날려버렸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이나 일본은 일찍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이 자리를 잡아 전체 시장 규모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이 첫 번째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시도한 것은 지난 2001년이었다. SK텔레콤과 롯데, 코오롱을 비롯한 대기업과 안철수연구소 등 벤처기업이 함께 ‘브이뱅크 설립을 추진했다. 계좌 개설까지 인터넷으로 가능한 사업모델이었지만 ‘금융실명제 요건에 발목을 잡혔다. 2008년에는 정부가 업계 의견을 반영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가능하도록 은행법 개정에 나섰다. 하지만 국회가 앞장서 발목을 잡았다. 당시 정부는 은행 설립 자본금 요건(1000억원)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완화하려고 했는데 국회 정무위원회가 은행산업 부실 우려가 있고 과당경쟁이 초래될 수 있다”며 태클을 건 것이다. 한국이 지지부진한 사이 금융이 한국보다 뒤쳐졌던 중국은 올초 알리바바 소속 ‘위뱅크를 출범시키며 속도를 내는 중이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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