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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김신욱, 운명 뒤바뀐 2014년 9월 17일
입력 2015-06-02 07:55  | 수정 2015-06-02 09:02
이용재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김신욱, 윤일록의 부상으로 원톱으로 활약했다. 그 기회는 U-23 대표팀 뿐 아니라 A대표팀으로까지 이어졌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4년 9월 17일. 두 공격수의 운명이 뒤바뀐 하루였다.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지난 1일 발표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미얀마전 소집 명단에서 가장 큰 이슈는 공격수였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기초군사훈련으로 합류할 수 없는 가운데 이정협(상주), 강수일(제주),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가 선발됐다. 이정협, 강수일은 예상됐으나 이용재는 의외였다. 김신욱(울산), 황의조(성남)를 제치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용재는 일본 J2리그에서 뛰고 있다. 올 시즌 15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었다. 골잡이로서 특급 활약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용재 선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지난해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부터 오랫동안 이용재를 지켜봤다. 그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으나 그는 내게 단 한 번도 실망을 안기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의 구상에 이전부터 이용재가 들어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눈도장을 찍은 지도 꽤 오래 전부터였다. 공교롭게 그 인천아시아경기대회는 이용재와 김신욱의 운명을 뒤바꿨다.
U-23 대표팀에서 이용재는 공격수 3옵션이었다. 김신욱과 이종호(전남), 그 다음이었다. 그러나 2014년 9월 17일 이 구도는 깨졌다. 조별리그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상대의 거친 수비에 김신욱이 부상으로 쓰러진 것. 여기에 윤일록(서울)마저 다치면서 이종호는 측면으로 이동했다. 이용재는 토너먼트 들어 주전 원톱으로 활약했다. 16강, 8강, 준결승, 그리고 결승까지 모두 최전방에는 이용재가 섰다.
그 4경기를 슈틸리케 감독은 모두 지켜봤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행을 확정한 뒤 A매치 우루과이전(2014년 9월 8일), K리그 클래식 수원-울산전(2014년 9월 10일)을 관전했다. 그리고 스페인 생활을 정리한 뒤 재입국을 하면서 본격적인 행보를 나섰다. 그리고 그 첫 무대가 인천아시아경기대회였다. 16강부터 결승까지 빠짐없이 인천에 등장했다.
이용재는 토너먼트 4경기에서 377분을 뛰었다. 득점은 1골. 당시 여론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용재의 부지런함과 헌신을 높이 샀다. 수비수 뒤로 파고 드려는 움직임, 적극적인 수비 가담 등은 슈틸리케 감독을 흡족케 했다. 공격적인 재능 외 수비에 적극 가담하고 열심히 하는 원톱을 선호한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입맛에 맞았다.
이용재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김신욱, 윤일록의 부상으로 원톱으로 활약했다. 그 기회는 U-23 대표팀 뿐 아니라 A대표팀으로까지 이어졌다. 사진=MK스포츠 DB
김신욱은 부상이 생각보다 심했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결승에 교체로 나가 28년 만에 금메달에 힘을 보탰으나, 시즌 아웃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 앞에서 보여준 건 많지 않았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3골을 넣었지만 ‘대단한 활약까지는 아니었다. 그리고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이후 태극마크와 거리가 멀어졌다.
2014년 9월 17일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사우디아라비아전. 김신욱이 다치면서 이용재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그 기회는 단순히 인천아시아경기대회만이 아니었다. 이용재의 앞날을 뒤바꾼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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