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를 낮추기 위한 정부 대책이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통신비 인하를 위해 ‘규제책과 ‘경쟁 촉진책으로 통신 3사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발표된 정부 정책이 모두 실시되면 통신비 하락은 물론 통신 3사의 점유율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 중 하이라이트는 역시 제 4이통사 출범이다. 최근 미래부는 연내 제4 이통사 선정을 위한 기본계획을 발표했는데, 신규사업자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핵심 당근책을 제시했다.
즉, 주파수 기술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2.5㎓(TDD, 40㎒폭)과 2.6㎓(FDD, 40㎒폭)를 우선 할당 대역으로 설정했고, 서비스 개시 시점에는 수도권 중심으로 최소 25%(인구 대비) 커버리지의 통신망만 구축하면 되도록 허용했다. 또 의무제공사업자는 사업시작 시점부터 5년간 한시적으로 신규사업자의 망 미구축 지역을 대상으로 로밍을 제공해야 한다.
이런 지원책은 앞서 제 4 이통을 도입한 해외 주요국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프랑스·영국·일본 등도 신규사업자의 진입비용을 낮추기 위해 특정 주파수 대역을 우선 할당했다. 또 프랑스·스페인·영국은 단계적 전국망 구축과 기존 사업자에 로밍의무를 부과했다.
정부 계획대로 2017년 제4 통신 서비스가 개시되면 이통3사로 고착된 경쟁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제 4이통 도입 후 1위 사업자의 점유율 변화를 보면 프랑스는 42%에서 37%, 스페인은 47%에서 34%, 영국은 26%에서 25% 등 각각 1~13% 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1위 사업자의 기존 점유율이 높을수록 하락폭도 컸다는 점을 볼때 점유율 50%인 국내 SKT의 점유율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장 점유율 뿐만아니라 사업자 간 요금경쟁이 치열해져 소비자 통신부담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프랑스·일본·스페인은 4이통 진입 이전과 대비해 통신사 가입자당 매출(ARPU)이 8.2%~43.9% 감소했다. 특히 프랑스는 통신요금이 평균 11.4% 인하되는 효과를 얻었다.
이외 경제적 효과도 적지 않다. 정부는 4이통이 전국망 구축을 위해 2조원대 이상 투자할 경우 최업 유발효과 최대 7200명, 생산유발효과 5년간 최대 2조3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론 실패에 따른 우려점도 크다. 신규사업자가 시장안착에 실패하면 이용자 피해는 물론 사업자의 투자 매몰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될 것으로 정부는 걱정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제 4이통 출범 6년 후에도 점유율이 2.8%에 그쳐 결국 소프트뱅크에 인수합병됐다. 따라서 진입 부담을 낮춰도 결국은 제 4이통의 비즈니스 모델과 재정능력 등에 사업 승패의 열쇠가 달려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재정적·기술적 능력 등을 갖춘 사업자를 엄격히 심사해 허가를 내줄 계획이다.
현재 제4이통을 준비중인 곳은 중소 사업체 컨소시엄인 한국모바일인터넷(KMI) 등 3~4곳이다. 통신시장 안팎에서는 CJ나 태광그룹 등 유선사업자(SO)의 참여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CJ는 알뜰폰과 케이블, 콘텐츠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어 이동통신 사업을 추가하면 관련 사업의 수직 계열화가 가능하다. 케이블 업체 티브로드를 보유한 태광그룹 역시 다른 케이블 업체와 연합해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탄탄한 자금력과 사업능력에 대한 평가를 강조한 만큼 결국 대기업이 유력후보가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활성화로 통신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제4이통까지 가세할 경우 통신요금은 떨어질 지 몰라도 경쟁 강화로 서비스질마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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