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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못 버틴 대전, 그래도 투지는 빛났다
입력 2015-05-30 16:00 
대전은 30일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에서 포항과 1-2로 역전패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변화를 택한 대전 시티즌, 감독 교체라는 극약 처방으로도 승리를 쟁취하긴 어려웠다. 마지막 1분을 못 버텼다. 종료 직전 결승골 허용하며 시즌 9번째 패배. 그래도 투지로 맞서며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대전은 지난 27일 조진호 감독을 경질하고 최문식 감독을 선임했다. 최문식 감독은 이날 경기에 벤치에 앉지 않고 김영민 수석코치에게 맡겼으나, 파격 변화가 감지됐다.
또 한 번 칼을 뺐다. 30일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 외국인선수를 모두 뺐다. 지난해 챌린지(2부리그) MVP 및 득점왕을 차지한 팀 내 최다 득점자(5골) 아드리아노를 비롯해 사싸, 히칼딩요를 출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국내 선수로만 포항에 맞섰다.
가뜩이나 약한 전력은 더욱 약화됐다. 대전은 11경기를 치러 무려 8패를 했다. 21실점으로 최다 실점 1위. 그 허술한 뒷문은 포항에 집요하게 공략 당했다. 슈팅 그리고 또 슈팅, 일방적인 포항의 공세였다. 대전은 막는데 급급했다. 전반 30분을 넘어서야 첫 슈팅을 날렸을 정도.
그러나 버티면서 간간이 날리는 펀치도 꽤 강력했다.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포항의 수비를 위협하더니 전반 45분 황인범의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전반에만 13개의 슈팅을 날리며 경기를 주도했던 포항으로선 일격을 당했다.
대전의 무실점은 딱 1번.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날 대전의 밀집수비는 투지가 넘쳤다. 쉽게 뚫리지 않았다.
후반 31분 박성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포항의 무수한 슈팅을 막고 또 막았다. 골키퍼 박주원은 신들린 선방을 펼쳤고, 대전 선수들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후반 40분 이광혁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때리는 행운까지 따라줬다.

그러나 행운은 거기까지. 꼴찌의 반란은 없었다. 후반 48분 이광혁이 각이 없는 가운데 대전의 골문 빈틈으로 볼을 차 넣었다. 포항의 29번째이자 마지막 슈팅을 못 막았다. 대전으로선 통한의 실점이었다. 승점 3점에 이어 승점 1점의 꿈을 앗아갔다.
분패였다. 포항은 대전의 천적이다.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7승 3무)를 자랑했다. 게다가 최문식 감독의 프로 데뷔 팀으로 가장 오랫동안 몸을 담기도 했다. 그 악연과 인연이 얽힌 포항을 괴롭히며 그래도 나쁘지 않은 ‘새 출발을 한 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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