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3·5 전략’ 밝힌 에너지 간판기업 SK이노베이션
입력 2015-05-28 16:25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3년내 기업가치를 현재보다 3배로 높여 글로벌 톱30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정유,석유개발, 화학, 윤활유, 배터리 등 5배 부문 사업 재편을 통해 현재 시가총액 기준 국내 25위인 기업가치(11조원)을 2018년까지 3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또 유휴부지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를 올 하반기 상장해 재무구조 개선과 신규 투자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정철길 사장은 28일 서울 SK 본사사옥에서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정 사장은 자원개발 사업은 미국, 화학사업은 중국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정유사업도 원유도입 다각화와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구체적으로 석유개발 부문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오클라호마, 텍사스 소재 셰일광구를 인근지역으로 확장해 북미기반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변신을 시도하고, 화학부문도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시노펙과 합작으로 설립한 중한석화(중국 우한 소재) 처럼 성공적인 합작모델을 계속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활유 사업은 스페인 렙솔사와 합작법인(스페인 카르타헤나 소재)을 출범시킨데 이어 추가로 글로벌 파트너를 발굴해 합작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배터리 사업의 경우 차세대 셀(Cell) 기술을 확보해 안정적인 성장기회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철길 사장은 전기차용 배터리의 경우 유럽의 대형 자동차 회사와 공급계약을 논의중이며 이르면 2016년부터 배터리를 납품할 예정”이라며 시장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배터리 사업 철수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SK그룹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하는 정철길 사장은 SK그룹 구조조정담당 상무, SK C&C 대표이사를 거쳤고 37년만에 첫 적자를 낼만큼 위기에 직면한 회사를 회생시키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작년말 SK이노베이션 사장으로 임명됐다. 정 사장은 대표에 취임한 이후 정유업계가 직면한 위기상황을 강조하며 희망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퇴직, 포항물류센터 등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인적·사업 구조개혁을 직접 진두지휘 해 왔다.

정 사장은 정유업계가 직면한 상황을 ‘알래스카의 여름이라고 표현하며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낙관론을 경계했다. 정 사장은 알래스카는 7~8월 여름에 꽃이 만발하지만 9월초부터 추위가 시작돼 곧 혹독한 겨울폭풍이 온다”며 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 흑자전환하는 등 실적개선에 성공했지만 다시 도래할 겨울푹풍에 대비해 올해가 마지막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중국과 유럽 등의 저성장에 따른 수요 감소와 미국발 셰일 혁명,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자급률 상승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중국의 자체 정제설비 규모는 지난 2008년 하루평균 900만배럴에서 올해 1300만배럴로 늘어난데 이어 오는 2018년에는 150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 역시 2008년 300만배럴이던 하류평균 정제능력이 2018년 500만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정유회사들의 석유제품 수출비중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40%를 상회하고 특히 아시아 역내 비중이 87%에 달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인도 등의 정제시설 확충은 국내 정유업계에 심각한 생존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채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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