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두 달 만의 중간 순위표가 각 팀들의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5월 3주차 경기를 끝낸 25일 현재, 선두부터 8위까지 4.5게임차 이내로 붙어있는데 팀당 100경기 가까이 남긴 시점에서 큰 의미는 없는 승차라고 하겠다.
시즌 전 많은 사람들의 예상보다 순위가 높은 팀은 NC, 좀 낮아 보이는 팀은 LG라고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NC를 4강권의 강팀으로 꼽았던 터라 놀랍지 않다.
1군 3년차인 NC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한 단계 껍질을 깨고 진화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팀의 주력을 이루는 선수들 중에는 기량이 한창 성장기인 선수들이 많다. 이들에게는 지난해의 ‘가을야구 경험이 발전의 기폭제가 됐을 것이다. 외인 선수가 한명 줄어드는 전력 감소 요인보다 경험 축적으로 인한 팀의 전력 상승 요인을 더 크게 봤다. 만약 올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LG의 위치는 조금 뜻밖이다. 현재 투타가 붕괴되어 있는 모양은 최하위인 신생구단 kt보다도 오히려 기대 이하의 느낌이라 안타깝다.
사실 팀들이 시즌을 치르면서 예상대로 안 풀리게 되는 최악의 돌발 변수는 부상이다. 부상은 모든 계산을 꼬이게 한다. 그런데 이 부상이라는 걸 마냥 ‘천재지변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프로는 선수 개인이든, 팀이든 부상방지를 관리의 목표로 설정하고,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경기 중 순간적으로 힘을 폭발시키는 플레이를 펼치다가 다치거나, 불의의 충돌, 혹은 공에 맞아 다치는 것은 별개다. 가만히 지켜보면 플레이 외적으로 부상 소식이 나오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부상은 시즌 초반과 중후반 이후의 부상을 조금 다르게 봐야 한다. 여름 레이스를 치르고 난 이후인 후반기의 부상은 피로 누적과 소모 등의 원인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개막 초반, 시즌 전반기의 이런 부상은 지난겨울과 스프링트레이닝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가 많다. 애초에 시즌 준비가 잘못됐거나 미흡했던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팀들의 ‘기초체력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이겨 본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팀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통합 4연패 팀인 삼성은 당분간 매 시즌 일정한 어드밴티지를 안고 시즌을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 ‘강팀이라는 인식은 선수 개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주전들의 공백이 생겼을 때 바로 ‘메꾸는 전력이 잘 나오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주전들의 큰 경기 경험이 많고 선두 싸움을 많이 해본 두산과 SK도 기초체력이 좋은 팀들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출발이 좋지 않은 팀은 넥센이다. 비록 강정호의 미국 진출 공백이 크지만, 상당히 강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 경험까지 쌓은 이 팀은 벤치와 선수단의 총합적 자신감이 몹시 단단한 팀이다. 파워 넘치는 타선에 비해 마운드를 약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절대 약하지 않은 마운드라고 생각한다. 선발 원투펀치가 강력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전체적인 마운드의 구성이 좋다. 선두 싸움을 해야 할 팀이라고 생각하는데, 서건창 복귀 이후의 전개를 기대해봐야겠다.
지난겨울 가장 적극적인 투자를 했고 경험 많은 사령탑이 이끄는 한화는 예상대로 ‘만년 꼴찌팀에서 벗어난 순위싸움을 하고 있다. 선수들의 투지와 분위기,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는데 지금의 기세를 끝까지 지켜내면서 벤치의 기대치를 채울 수 있느냐가 중요하겠다.
프로팀에서 뛰어본 바, 프로야구의 한 시즌 팀 순위 경쟁에서 시즌 중반 이후의 ‘추입마 레이스는 거의 힘들다고 믿게 됐다. 팀 스포츠와 개인 스포츠의 성격이 혼합돼 있는 프로야구에서 선수단이 한 팀으로 끝까지 가열하게 노력하기 위해서는 최소 팀이 ‘현실적으로 가능성 있는 순위를 달리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시즌 중반 이후의 팀 순위가 (비록 산술적으로는 4강권 팀들의 추월이 가능하다 해도) 현실적으로 상위권과 간격이 벌어지면, 선수들의 주된 관심이 팀 성적보다 개인 성적 관리로 옮겨가기 쉽다.
선수단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인데, 프로야구는 아무래도 팀 순위에 의한 보상 이외에 개인 성적에 의한 성취가 큰 곳이다 보니 이런 현상이 드물지 않다. 팀 순위와 무관하게 선수단 분위기를 유지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시즌 중후반 이후는 4,5위에서 2,3위로 올라서거나 3,4위권에서 선두 싸움에 뛰어드는 등의 소소한 역전은 있을 수 있어도, 게임차가 벌어진 7,8위 팀이 PS 진출권으로 추월에 성공하는 드라마틱한 레이스는 사실상 어렵다.
절대 강팀이 없는 혼전의 상-중위권 판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커다란 눈사람처럼 뭉쳐있는 이 그룹에 악착같이 붙어있어야 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5월 3주차 경기를 끝낸 25일 현재, 선두부터 8위까지 4.5게임차 이내로 붙어있는데 팀당 100경기 가까이 남긴 시점에서 큰 의미는 없는 승차라고 하겠다.
시즌 전 많은 사람들의 예상보다 순위가 높은 팀은 NC, 좀 낮아 보이는 팀은 LG라고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NC를 4강권의 강팀으로 꼽았던 터라 놀랍지 않다.
1군 3년차인 NC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한 단계 껍질을 깨고 진화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팀의 주력을 이루는 선수들 중에는 기량이 한창 성장기인 선수들이 많다. 이들에게는 지난해의 ‘가을야구 경험이 발전의 기폭제가 됐을 것이다. 외인 선수가 한명 줄어드는 전력 감소 요인보다 경험 축적으로 인한 팀의 전력 상승 요인을 더 크게 봤다. 만약 올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LG의 위치는 조금 뜻밖이다. 현재 투타가 붕괴되어 있는 모양은 최하위인 신생구단 kt보다도 오히려 기대 이하의 느낌이라 안타깝다.
사실 팀들이 시즌을 치르면서 예상대로 안 풀리게 되는 최악의 돌발 변수는 부상이다. 부상은 모든 계산을 꼬이게 한다. 그런데 이 부상이라는 걸 마냥 ‘천재지변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프로는 선수 개인이든, 팀이든 부상방지를 관리의 목표로 설정하고,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경기 중 순간적으로 힘을 폭발시키는 플레이를 펼치다가 다치거나, 불의의 충돌, 혹은 공에 맞아 다치는 것은 별개다. 가만히 지켜보면 플레이 외적으로 부상 소식이 나오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부상은 시즌 초반과 중후반 이후의 부상을 조금 다르게 봐야 한다. 여름 레이스를 치르고 난 이후인 후반기의 부상은 피로 누적과 소모 등의 원인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개막 초반, 시즌 전반기의 이런 부상은 지난겨울과 스프링트레이닝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가 많다. 애초에 시즌 준비가 잘못됐거나 미흡했던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팀들의 ‘기초체력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이겨 본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팀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통합 4연패 팀인 삼성은 당분간 매 시즌 일정한 어드밴티지를 안고 시즌을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 ‘강팀이라는 인식은 선수 개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주전들의 공백이 생겼을 때 바로 ‘메꾸는 전력이 잘 나오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주전들의 큰 경기 경험이 많고 선두 싸움을 많이 해본 두산과 SK도 기초체력이 좋은 팀들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출발이 좋지 않은 팀은 넥센이다. 비록 강정호의 미국 진출 공백이 크지만, 상당히 강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 경험까지 쌓은 이 팀은 벤치와 선수단의 총합적 자신감이 몹시 단단한 팀이다. 파워 넘치는 타선에 비해 마운드를 약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절대 약하지 않은 마운드라고 생각한다. 선발 원투펀치가 강력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전체적인 마운드의 구성이 좋다. 선두 싸움을 해야 할 팀이라고 생각하는데, 서건창 복귀 이후의 전개를 기대해봐야겠다.
지난겨울 가장 적극적인 투자를 했고 경험 많은 사령탑이 이끄는 한화는 예상대로 ‘만년 꼴찌팀에서 벗어난 순위싸움을 하고 있다. 선수들의 투지와 분위기,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는데 지금의 기세를 끝까지 지켜내면서 벤치의 기대치를 채울 수 있느냐가 중요하겠다.
프로팀에서 뛰어본 바, 프로야구의 한 시즌 팀 순위 경쟁에서 시즌 중반 이후의 ‘추입마 레이스는 거의 힘들다고 믿게 됐다. 팀 스포츠와 개인 스포츠의 성격이 혼합돼 있는 프로야구에서 선수단이 한 팀으로 끝까지 가열하게 노력하기 위해서는 최소 팀이 ‘현실적으로 가능성 있는 순위를 달리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시즌 중반 이후의 팀 순위가 (비록 산술적으로는 4강권 팀들의 추월이 가능하다 해도) 현실적으로 상위권과 간격이 벌어지면, 선수들의 주된 관심이 팀 성적보다 개인 성적 관리로 옮겨가기 쉽다.
선수단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인데, 프로야구는 아무래도 팀 순위에 의한 보상 이외에 개인 성적에 의한 성취가 큰 곳이다 보니 이런 현상이 드물지 않다. 팀 순위와 무관하게 선수단 분위기를 유지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시즌 중후반 이후는 4,5위에서 2,3위로 올라서거나 3,4위권에서 선두 싸움에 뛰어드는 등의 소소한 역전은 있을 수 있어도, 게임차가 벌어진 7,8위 팀이 PS 진출권으로 추월에 성공하는 드라마틱한 레이스는 사실상 어렵다.
절대 강팀이 없는 혼전의 상-중위권 판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커다란 눈사람처럼 뭉쳐있는 이 그룹에 악착같이 붙어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