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최대 1조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열기 뜨겁다
입력 2015-05-22 04:01 
◆ 레이더M ◆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A사는 올해 초 동부익스프레스 대주주 디벡스홀딩스유한회사에 은밀히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하고 있는 내륙화물 운송망에 대한 성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동시에 최근 시중 자금이 풍부해진 까닭에 공개 매각으로 전환될 경우 기업 매물 가치가 올라갈 것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 그러나 매각 측은 이 같은 제안을 거절했다. A사 외에도 국내 유수 대기업 및 PEF 역시 '비공개' 방식 인수를 제의해 왔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열기가 뜨겁다.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하고 있는 육상물류, 해상물류, 고속버스(동부고속), 렌터카(동부렌터카),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여러 잠재 인수후보에 어필하기 때문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디벡스홀딩스유한회사는 최근 매각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 KDB산업은행, 동부증권 등을 선정하고 다음달 투자안내서(IM)를 배포할 예정이다. 디벡스홀딩스유한회사는 KTB PE·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동부익스프레스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이다. 매각 측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가로 최소 7000억원 이상을 원하고 있으며 인수자 간 경쟁이 격화될 경우 가격은 1조원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올해 초 KT렌탈을 예상 대비 25% 이상 높은 1조원에 팔며 명성을 떨친 매각주간사 CS가 7000억원 이하로 매각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할 정도"라고 말했다.

동부익스프레스 잠재 인수후보군으로는 CJ그룹, 한국타이어, 현대글로비스, 신세계, 농협경제지주, SK네트웍스 등 국내외 기업은 물론 MBK파트너스, IMM PE 등 국내외 대형 PEF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이 동부익스프레스를 탐내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하고 있는 육상물류는 기업과 PEF를 매료시키는 대목이다. 국내 PEF 대표는 "동부익스프레스 정도의 육상물류 체계를 갖춘 기업은 당분간 매물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1위 CJ대한통운을 보유한 CJ그룹을 비롯해 신성장 동력으로 물류사업 진출을 노리는 한국타이어, 농협경제지주, SK네트웍스는 물론 기존 보유 해상물류에 육상물류를 결합시킬 경우 시너지가 예상되는 현대글로비스 등이 인수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PEF업계에서도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 발달에 따른 물류 수요 성장성을 이유로 동부익스프레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하고 있는 인천, 부산 등 해상물류를 위한 항만 운영권도 매력으로 손꼽힌다.
외국계 IB 대표는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도 동부익스프레스가 운영하고 있는 항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항만 운영권은 글로벌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동부익스프레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동부인천항만은 지난해 매출 411억5900만원, 영업이익 167억8100만원을 기록하며 동부익스프레스 전체 영업이익 464억7800만원 중 3분의 1 이상을 책임진 효자 회사다.
특히 항만 운영의 경우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직접 운영할 수 있기도 하지만 전문 운영사에 위탁 운영을 맡기더라도 적정 마진이 보장되기 때문에 관련 기업뿐 아니라 국내외 PEF 등 재무적투자자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 보유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11.11%는 신세계의 이번 인수전 참여를 점치는 이유다. 신세계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보유 지분이 과반에 못 미치는 48.29%에 불과하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일대를 '신세계 타운'으로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할 경우 손쉽게 과반이 넘는 지분을 확보해 잔여 지분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KT렌탈 인수전에서 드러났듯 M&A 시장 인기 업종 렌터카 사업를 영위하는 업계 6위 동부렌터카도 이목을 끄는 요소다.
인수후보 간 이해관계가 달라 인수후보 간 합종연횡 또는 분할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항만 등 해상물류 인수에 초점을 맞춘 해외 투자자, 육상물류에 매력을 느끼는 국내 기업 및 PEF,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이 신경 쓰이는 신세계, 렌터카 사업을 영위하는 SK네트웍스 등 사업 포트폴리오별로 다양한 니즈가 있기 때문이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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