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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 호투’ 계산된 송승준-계산되지 않은 구승민
입력 2015-05-21 21:25  | 수정 2015-05-22 02:06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송승준.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이상철 기자] 롯데와 KIA의 부산시리즈 3차전은 예상외의 투수전이었다. 선발과 불펜으로 나눠 치러진 싸움에서 승자는 롯데였다. 열세가 예상되던 선발에서 밀리지 않더니 우세가 예상된 불펜에서 승기를 잡았다.
승률 5할 싸움서 1승 1패를 기록한 뒤 치르는 3번째 경기. 21일 롯데가 준비한 카드는 ‘신예 선발 구승민(25)과 ‘베테랑 불펜 송승준(35). 나란히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둘은 KIA 타선을 잠재우며 짜릿한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송승준의 불펜 등판은 예고됐다.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한 송승준은 선발 등판을 한 번 거르기로 했지만, 실전 투구 감각 차원에서 KIA전에 두 번째 투수로 내정돼 있었다. 계획된 이닝은 2,3이닝 정도. 구승민의 뒤를 받치면서 ‘필승조 이성민, 심수창에게 리드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이었다.
송승준의 호투 가능성은 계산됐다. 부상 직전 3경기에서 2번 퀄리티 스타트를 하며 나쁘지 않았다. 또한, 마지막 불펜 등판(2014년 7월 16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도 4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바 있다.
그리고 기대대로 ‘건강해진 송승준은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0-2로 뒤진 가운데 자칫 대량 실점할지 모를 5회 1사 1,3루서 김호령과 김주찬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 위기를 극복한 롯데는 곧바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송승준은 7회 강한울에게 2루타를 맞기 전까지 7타자 연속 아웃을 잡으며 KIA의 기를 꺾었다. 그 사이 롯데는 박종윤의 결승타(6회)와 문규현의 쐐기 홈런(7회)으로 4-2 승부를 뒤집었다. 송승준의 시즌 3승(3패)째.
구승민의 호투는 계산되지 않았을 터. 하지만 롯데의 회심 카드는 성공작이었다. 하루 전날 밤 콜업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수원에서 부산으로 이동한 구승민은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깜짝 호투를 펼쳤다.
구승민을 상대한 적이 없는 KIA 타선은 신예의 배짱투에 곤욕을 치렀다. 타순이 한 바퀴 돈 뒤 공이 보였을까. 3회 김호령의 적시타와 4회 최희섭의 홈런으로 1점씩을 뽑았다. 하지만 구승민도 KIA 타자들을 상대하는 법을 익혔다. 도망가지 않는 공격적인 투구(65개 중 스트라이크 43개)로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구승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4⅓이닝 2실점. 기대 이상이었다. 이종운 감독이 구승민에게 바랐던 건 4,5이닝에 3,4실점 정도였다. 그 바람을 이뤄졌으며, 실점을 보다 최소화했다. 하루 전날 박세웅이 1회도 못 버티고 강판되면서 꼬여버렸던 롯데로선 구승민의 활약에 힘입어 불펜 소모를 줄이는 한편, 간극을 좁혀 추격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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