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로더 유로펀드, 자금 유입 1위 유럽펀드 최강자

◆ 상품 분석 / 슈로더 유로펀드 ◆
국내에서 운용 중인 유럽 펀드가 올해 들어서만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과열 우려로 투자자 관심이 한풀 꺾인 중국 시장과 달리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속적인 양적완화 정책에 힘입어 경제 전반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슈로더유로펀드'는 잘나가는 유럽 펀드 중에서도 우수한 장·단기 수익률을 앞세워 시중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대세' 펀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슈로더유로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모두 6261억원으로 국내·해외 주식형을 통틀어 단일 펀드로는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운용 중인 40개 유럽 펀드에 들어온 전체 규모(1조889억원)의 절반을 웃돌며 같은 기간 설정액 증감 2위인 '알리안츠유럽배당(1891억원)'의 3배가 넘는다.
이 펀드가 투자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양호한 수익률이다. 최근 1·3·5년 누적 수익률이 각각 18.2%, 69.1%, 88.5%로 벤치마크인 MSCI 유럽연합 경제통화연맹(EMU) 인덱스를 모두 이겼다. 국내에서도 연초 이후 17.31%를 기록해 국내 설정된 유럽 펀드 전체 수익률(15.61%)을 웃돌고 있다.
슈로더유로펀드는 유로화 약세와 글로벌 경기 회복 수혜에 따라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국가별 포트폴리오 비중은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22~23%로 가장 높다. 업종별로는 금융, 임의소비재, 산업재,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시가총액 50억유로(약 6조원) 이상 대형주가 75%를 차지한다. 주요 투자기업으로는 독일의 다국적 소프트웨어업체 'SAP SE', 이탈리아 금융회사인 'Intesa Sanpaolo', 프랑스 통신업체 'Orange' 등이 있다. 하반기로 예정된 미국 달러 강세를 감안해 수출 위주 기업과 저평가 국면에 있는 통신업체 역시 슈로더유로펀드의 유망 투자 대상이다.

이 펀드는 유럽 현지에 소재한 슈로더가 오랜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운용하는 대표펀드인 '슈로더ISF유로(역외펀드)'의 운용 전략을 추종한다. 현지 애널리스트 리서치를 통한 상향식 종목 선정으로 250여 개 리스트를 구성하고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자를 진행한다. 특히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으면서도 변곡점(경영, 비용 구조, 인수·매각, 배당정책 등의 변화)이 예상되는 종목에서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것이 이 펀드의 운용철학이다.
2007년 설정된 후 한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이 펀드는 2010년 5월 북유럽 지역 소재·산업 담당 애널리스트 출신인 마틴 스캔버그로 매니저를 변경한 다음 유로존 증시지수 대비 꾸준히 초과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스캔버그가 펀드 운용을 맡은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벤치마크 대비 누적 초과 수익률은 20.1%에 달한다.
스캔버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1월 말 발표된 양적완화로 인해 주식시장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유럽 주식시장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저평가된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유로화 약세, 경제환경 개선, 금융 시스템 회복(신용대출 증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유럽 시장 수익성 회복 징후가 포착되고 있어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유럽 시장에 대한 재평가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 기준으로 유럽 시장은 아직 미국에 비해 저평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글로벌 경기 흐름의 주요 변수로 꼽히는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유럽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유럽의 수출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올해 초부터 시작된 양적완화에 따른 하방 압력이 단기적으로 유로화의 달러 대비 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 유로존 무역 흑자 구조가 견고해 안정화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슈로더유로펀드의 A클래스 기준 선취수수료는 1.2%, 총보수는 2.02%(판매 1.1%)이며 C클래스 기준 보수는 2.42%(판매 1.5%)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