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일, 내일 도쿄서 ‘日세계유산 등재’ 첫 공식협의
입력 2015-05-21 15:47 

조선인 강제노동 시설이 포함된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추진과 관련한 한일 간 양자협의가 2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일본 측의 일방적 등재추진에 대해 외교경로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긴 했지만 양자 간 공식 협의가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는 21일 이번 양자협의는 한일간 대화와 협상에 의한 해결방안 모색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들의 권유에 따라 우리측의 제안으로 열리는 것”이라면서 우리측 최종문 유네스코 협력대표(차관보급)와 신미 준(新美潤) 일본 외무성 국제문화교류심의관(국장급, 전 주 지부티 대사)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우리 측에서는 외교부와 문화재청, 주일대사관 관계관들이, 일본에서는 외무성, 내각관방, 문화청의 관계관들이 대표단으로 참석한다.

양자협의는 일본 외무성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등재냐, 아니냐의 이분법적 접근보다는 조선인 강제노동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외면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강하게 전달할 전망이다.
강제노동 사실을 외면한 채 단순히 산업혁명 시설로 미화하는 것은 또 하나의 역사 왜곡이며 인류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을 보호하는 세계유산협약의 기본정신에도 어긋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등재 자체를 막지는 못하더라도 결정문에 관련 내용을 적시하는 방법 등을 포함해 어떤 식으로든 관련 내용이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일부 시설에서의 강제노동 관련 우리의 정당한 우려를 재차 표명하고 이를 반영한 해결방안을 강조하기 위해 일본 측의 성의 있고 진지한 자세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역시 일본에 대해 식민역사를 미화하지 말라”며 강하게 성토한 바 있다.
일본 측은 한국 정부가 정치적 주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해당 시설의 대상 연도가 1850년대부터 1910년까지”라면서 조선인이 강제징용된 장소라는 한국 측의 주장은 연대나 역사적 위치, 배경이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제의 식민지배와 강제노동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를 동원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일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첫 협의에서 치열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이번 협의는 등재 최종 결정권을 가진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들을 염두에 둔 장외 여론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최근 일본이 신청한 23개 근대산업시설에 대해 ‘등재 권고 결정을 내렸으며, 최종 등재 여부는 6월28일~7월8일 독일 본에서 열리는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23개 시설 가운데 ‘지옥도라는 별칭이 붙은 하시마(端島) 탄광을 비롯해 7곳이 대일 항쟁기 조선인 강제징용의 한이 서린 시설이다. 이들 7개 시설에 5만7천900명의 조선인이 강제동원됐고 그중 94명이 강제동원 중에 사망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측에서는 차관보급이, 일측에서는 국장급이 수석대표로 나와 격이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회담에 누가 (수석대표로) 나오느냐보다 얼마나 진정성 있게 협의하느냐가 더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주무국장인 문화외교국장이 세계교육포럼 업무도 있고, 최 협력대표는 이 문제를 좀더 심도 있게 전담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라면서 일본측 수석대표도 대사를 역임한 고위급 인사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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